경제·금융

장애인 취업문 갈수록 좁아진다

하반기 채용계획 기업 전체의 0.8% 불과국내 기업들 가운데 올 하반기에 장애인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는 장애 정도가 약한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은 고용촉진 지원혜택을 주지 않을 방침이어서 장애인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잡링크(www.joblink.co.krㆍ대표 한현숙)가 장애인 구직회원과 기업의 인사담당자 등 1,6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92.3%가 '올 하반기에 장애인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0.8%에 불과했다. 반면 장애인들의 76.7%는 '현재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해 취업활동을 희망하는 장애인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채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업무 효율성'이 56.7%로 가장 많았고 '동료들간 이질감 우려'(27.2%), '정부지원 미약'(8.9%)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취업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정부지원'을 묻는 의견에는 28.8%가 '장애인 편의시설 지원 및 확충'을 꼽았고 25.7%는 '장애인 취업교육 지원강화'라고 응답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장애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10~14급의 근로자를 채용한 경우는 장애인 고용촉진 지원 혜택도 주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중증장애인의 고용 증진을 위해 1~9급의 산재장해자만을 장애인으로 인정하도록 장애인고용촉진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하지만 현재의 제도하에서도 해당 기업들은 정부 지원 부족과 업무효율성 저하 등을 이유로 채용을 기피함에 따라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비율의 절반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정부 의도대로 고용을 더 늘릴지는 미지수다. 현재 의무고용 인원으로 등록된 장애인은 2만6,174명(고용률 1.16%)이며 이 가운데 21.3%인 5,578명이 10~14급 산재장해자다. 이처럼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면서 기업들이 내는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7월말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부과액은 민간기업 684억원, 공기업 27억원 등 모두 711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98년 795억원에 달했던 의무고용 부담금은 99년 734억원, 2000년 626억원으로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71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만 711억에 달해 이런 추세로 가면 연내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희 잡링크 실장은 "장애인 취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취업경쟁력을 갖도록 직업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기업도 장애인을 일반사원과 같이 대우해 주는 등 의식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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