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신탁통치하에 들어가기에 이른 경제파탄의 책임추궁론이 정치권에서 제기되어 귀추가 주목된다.우리는 이미 본란을 통해 우리 경제를 이꼴로 만든 정부실정의 책임을 규명하여 앞으로 국난 방지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있다. 그것은 경제파탄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고 국가경제와 국민에 대한 고통분담의 전제로서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던 것이다.
과거 겪어보지 못했고 국가부도위기에 처해 온 국민에 유례없는 고통을 안게된 경제파탄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적 권리다. 정치권에서 경제파탄 책임과 청문회, 경제정책 당국자의 배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본다. 이같은 책임추궁론이 정치권의 단순한 선거전략이나 책임 떠넘기기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일과성 전략적 말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장밋빛 꿈에 부풀게 하다가 하루아침에 부도국가로 추락, 국민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책임추궁을 하지 않는 것이 잘못된 풍조다. 책임져야 할 당국자가 책임도 안지고 사과한마디 없다면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
책임추궁이 벌을 주자는 뜻은 아니다. 책임지는 정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부를 되찾자는 것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책 책임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데도 현실판단을 외면하고 위기관리능력도 없는 무능 무책임 정책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묵인하고 지나칠 수 없다.
지금 까지는 그래왔다. 아무리 실정을 해도, 과실이 있어도 책임자가 퇴임하면 그뿐, 책임도 덮어졌다. 그러다 보니 복지부동아니면 섣부른 정책 실험장이 됐다. 무책임 책임회피 풍조가 고쳐지지 않은 것이다.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적시한 한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유는 가슴을 치게한다. 외국전문가와 언론이 위기를 진단하고 있는데도 정부당국자는 기초가 튼튼하여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쳤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벼르기까지 했다. 오히려 장밋빛 청사진만 늘어놨다. 여기에는 일부 경제학자 전문가 연구기관들도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 경제에 충고를 외면하거나 되레 거들기까지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 선진국대열에 끼일줄 알았다. 그렇게 정부가 큰 소리를 쳤다. 쓴말은 듣지않고 뒷전으로 흘렸다. 그 결과는 멕시코사태의 길로 들어섰다. 고통의 짐은 국민들에게 지워졌다.
고통을 지워 준데에는 책임져야할 사람의 사과와 책임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인내하고 고통을 흔쾌히 져야 경제난국을 빨리 수습할 수 있다. 책임추궁이 경제 바로세우기의 첫 출발인 것이다. 태국이 금융위기의 책임소재를 규명하겠다고 나선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