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찾아온 다세대·다가구 주택 붐서울시내의 다가구·다세대주택 붐이 10년만에 다시 일고 있다. 작년부터 계속된 전세값 폭등으로 임대수익성은 높아진 반면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투자가치가 그만큼 높아진 것.
그동안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벗으면서 각광받는 재테크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늘어나는 다세대·다가구=지난 1·4분기 서울시에서 새로 건축허가를 받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은 4,035가구. 작년 같은 기간의 허가건수 368건에 비해 무려 1,000%가 넘는 폭발적 증가세다.
강남구의 경우 작년 4월말까지 9건에 불과했던 다세대·다가구 건축허가건수가 올해는 132건이나 됐다. 특히 4월 한달간 허가건수가 무려 60건이나 되는 등 올들어 신규 건축허가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청 건축과는 『이면도로 노후 단독주택들을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개축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치 90년대 초반의 다세대·다가구 건축붐을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투자가치가 높아졌다=다세대·다가구주택 건축붐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전세값이 단기간에 급등한데다 그나마도 물량부족을 빚고있는데 따른 것.강남·분당에서 시작된 전세값 급등과 품귀현상은 다세대·다가구주택 임대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요를 부채질했다.
반면 다세대·다가구주택 매매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다. 투자비용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낮아졌는데 수익률은 월등히 높아진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테헤란로변을 중심으로 다세대·다가구에도 월세 임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수익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전세는 보증금에 대해 연리 7~8% 정도 수준의 임대수익 밖에 올릴 수없지만 월세는 연 18~20%의 수익이 가능하다.
◇경매로 낙찰받아라=다가구·다세대주택을 새로 지으려면 평당 150만~200만원 정도의 건축비가 든다. 땅값도 강남·송파구 등에서는 평당 500만~600만원 이상 줘야한다. 대지 60평짜리 땅에 연면적 80평정도의 다가구주택을 짓는다면 적어도 4억~5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경매로 낙찰을 받는다면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있다. 일단 경매입찰가의 기준이 되는 감정가 자체가 낮게 책정되는데다 대부분 2~3차례 유찰되기 때문에 시세의 50~60% 정도면 낙찰이 가능하다.
서대문구 연희동의 김모씨는 다가구주택에 투자해 성공한 케이스. 김씨는 대지 61평에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83평으로 감정가 4억원인 주택을 2억3,070만원에 낙찰받았다.
세입자가 6명 있었지만 모두 소액임차인이어서 이사비용으로 가구당 200만~300만원씩을 주고 명도문제를 해결했다. 집수리비로는 1,450만원을 들였다.
김씨는 6세대를 각각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에 월세로 임대했다. 임대료 수입만 한달에 240만원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유의사항=다세대·다가구주택을 낙찰받을 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세입자 문제. 건물내에 세들어 있는 사람이 적어도 5~6명은 되기 때문에 하나 하나 꼼꼼히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최초 근저당권보다 선순위인 세입자는 확정일자를 받지않았어도 낙찰자가 보증금을 물어줘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후순위 세입자라도 집을 비워주지 않는 사례가 허다하다. 어느 정도의 명도비용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매컨설팅업체인 유승컨설팅 관계자는 『낙찰후 세입자를 무조건 내보내기 보다는 보증금을 깎아주는 방법등으로 재계약을 하는 것도 명도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5/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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