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금융권, 독도 마케팅 해프닝

김정곤 기자 <금융부>

[기자의 눈] 금융권, 독도 마케팅 해프닝 김정곤 기자 우리 땅, 독도를 지키자는 여론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권에도 독도를 후원하는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이 상품 판매수익의 일부로 독도 관련 자금을 조성하거나 관련 단체를 후원한다는 것이 독도 금융상품의 특징이다. 한일 양국간에 뜨거운 독도 외교전이 펼쳐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동해의 외로운 섬에 쏠리는 가운데 일종의 공익상품이 나온 셈이다. 그러나 이번 독도 관련 금융상품 출시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상품 마케팅 차원에서 대중들의 반일(反日)감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상품 출시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벌인 과열 경쟁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찡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7일 ‘독도는 우리 땅 통장’이라는 독도 관련 상품을 이달 말부터 판매한다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수협 역시 18일 오는 28일부터 ‘독도 사랑 정기예금’을 판매한다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상품은 이때까지 금융감독원의 상품인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독도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자 다른 은행에 앞서 관련 상품 출시를 서둘러 발표했던 것. 정작 18일 금융감독원의 상품인가 승인을 받고 21일부터 ‘독도는 우리 땅 정기예금’을 내놓으려고 했던 신한은행은 고위관계자의 불호령 속에 보도자료를 반려하는 소동을 벌였고 상품 이름을 ‘독도 후원 정기예금’으로 바꿔서 출시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물론 지금의 국민정서를 감안한다면 금융권이 독도 문제와 관련, 발 빠르게 공익성을 가미한 금융상품을 내놓은 것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전금융권이 비슷비슷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냄으로써 본 취지인 공익성이 많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의 내용으로 승부하지 않은 채 누가 제일 먼저 상품을 내놓고 대중들의 이목을 끌어들이느냐는 문제에 집착함으로써 독도 마케팅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 독도 마케팅은 적절치 않다. 금융권이 독도를 지키자는 순수한 애정으로 독도 마케팅을 펼치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들의 염원이 한곳으로 모이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mckids@sed.co.kr mckids@sed.co.kr 입력시간 : 2005-03-25 17:1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