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간부이력, 가짜 입당서류, 가짜 전공증서.
이러한 3가(三假)를 이용해 중국 국가기관의 국장급 간부 자리에까지 올랐던 올해 47세의 가짜인생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됐다.
중국 베이징(北京)시 고급인민법원은 최근 전 전국특산경제사무소 주임 차오중우(曹忠武) 피고인에 대해 사형을 확정했다.
랴오닝(遼寧)성 톄링(鐵嶺)시 출신의 차오 피고인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로,일개 직공인 자신의 신분 상승을 위해 서류를 위조하기 시작해 꿈에도 그리던 국가기관 국장에까지 올랐지만 긴 꼬리를 감추지 못한 채 비극으로 인생의 막을 내려야하는 신세가 됐다.
그의 위조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17살인 1974년 4월 톄링시 종축장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디딘 뒤 인삼녹용 집단농장을 거쳐 1988년 5월 톄링시 인저우(銀州)구 대외무역공사로 옮겨간다.
첫번째 위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위조 간부 신분이 들통나면서 1994년 5월인저우구 농공상연합공사 경리직에서 쫓겨났다. 간부 임용 조건인 전문대 이상 학력을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재차 서류 위조를 통해 1996년 랴오닝성 대외무역공사로 옮겨가 부총경리의 자리에 올랐고 이후는 순조로웠다.
1997년 중국화물운송 대련공사의 부장을 거쳐 1998년 화물운수유한공사 총경리에 임용됐고 2001년 3월에는 마침내 국가기관 부국장급인 전국특산경제개발센터 주임으로 승진했다.
그는 1996년 국가간부의 대열에 합류한 이후 6년여동안 직위를 이용, 211만 위안을 착복하고 135만 위안의 뇌물을 받는 한편 363만 위안을 유용하거나 편취했다.
모두 합하면 우리 돈으로 약 10억원에 이른다. 3차례에 걸쳐 6만 위안의 뇌물을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국가 간부 신분을 얻기 위해 조작한 서류는 입당서류, 베이징 재무대학 학위, 허위 경력증명, 고급경제사 자격증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는 서류 조작을 도와 준 한 직원을 승진시켜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서류를위조하는 수법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끝내 파국을 맞은 그의 소설같은 '가짜 인생'을 초점 기사로비중있게 다루면서 국가의 중요 업무를 맡는 간부임용 심사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고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