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조선업계가 긴축경영에 나선다. 원자재인 후판가격 급등과 환율하락 등으로 비상이 걸린데다 일부 업체는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업체들은 최근 후판가격 인상에 이어 환율마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비상경영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조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9조 가까운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증대 등 생산성 향상과 무관한 사내외 행사비, 차량유지비, 사무용품비 등을 20~30%씩 대폭 삭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접대비 등 매출과 무관한 지출은 일체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역시 내년 사업계획에 일반경비는 물론 복리후생비 등 간접경비까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의 한 관계자는 “후판가격 인상과 환율하락으로 2~3년 전 수주한 선박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불필요한 경비는 대폭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자재값 인상과 환율하락으로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조선업체들의 이익 증가폭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특히 일부 중소형 조선업체는 적자로 전환되는 곳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