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지식재산이 힘이다] <2> 세종이엔씨

'확공지압형 앵커' 개발 연약한 지반도 문제없죠

변리사 도움으로 신공법 성공… 비용 등 확 줄여

'건설붐' 일어난 동남아시장 등에 특허수출 모색

대전시에 있는 세종이엔씨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임직원들이 앵커의 성능 향상 방안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사진제공=세종이엔씨

건설업은 어느 분야보다 기초 공사가 중요하다.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는 건물과 드높은 마천루도 받침 축이 흔들리면 무용지물이다. 토양은 위치마다 성질이 제각각이고, 단단한 암석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보면 연약한 지반인 경우가 다반사다. 건설에서의 기초란 지반 보강공사 실시를 의미한다. 특히 연약한 지반은 그대로 방치하면 애써 쌓아올린 건물이 작은 충격에도 붕괴하고, 연약한 지반의 비탈면은 강우나 지진에 쉽게 무너져 고속도로 이용자나 인근 건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세종이엔씨는 이러한 비탈면 보강공사 업체 중 가장 혁신적으로 기술을 선도해온 전문 건설회사다. 기존 비탈면 보강공법은 기후변화 대응과 효율성 면에서 한계가 적지 않았다.

최근 들어 기상 이변으로 인한 태풍과 국지성 폭우로 대규모 비탈면 파괴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정작 기존의 비탈면 보강 방식은 소규모 파괴에 대비한 공법이 주를 이루었던 것. 구조물의 하중을 지반에 전달하는 앵커(비탈면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강재)가 마찰력에 주로 의존하다 보니 재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대규모 파괴에 대비한 공법은 구멍을 깊이 뚫어야 하는 등 그만큼 현실적으로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증가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세종이엔씨는 기존의 앵커가 하중을 직접 받는 면적은 최소화하되 보강효과는 대폭 개선한 '확공지압형 앵커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민경남 대표는 "이 시스템은 인공위성이 처음에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날렵한 상태를 유지하다 목적지에서 날개를 쫙 펴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라며 "앵커가 지반 속에 침투한 뒤 확장날개를 펼치며 마찰력 대신 지압력을 활용하다보니 구조물이나 지반의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공사기간 단축과 공사비 절감이라는 성과를 얻은 것. 이러한 우수성 덕분에 정부로부터 녹색기술, 건설신기술, 철도신기술 등으로 지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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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의 지식재산 활용전략 지원사업은 관련 기술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업은 지식재산(IP) 관점에서 기업의 특허·제품·사업화 관련 전략을 제시하는 컨설팅 지원이 주요 골자다.

민 대표는 "회사 직원들이 주로 토목 전공자라 기계·금속·재료 분야에 대해선 지식이 부족해 막상 개발에 착수하려 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특허청으로부터 소개받은 발명진흥회 소속 변리사가 '트리즈'라는 기법을 추천하지 않았다면 신공법의 성패를 좌우할 원천기술인 '확공기술' 개발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엔씨는 일본 등 해외특허를 바탕으로 특허 수출을 모색 중이다. 이미 스리랑카에 대규모 장비가 투입됐고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건설붐이 일어난 배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해당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만큼 향후 전망 역시 밝다. 민 대표는 "과거 원 도급사에 의존하던 시절에는 원 도급사의 부도로 15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특허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특히 해외진출을 하려면 해외 특허 획득과 현지 업체와 매칭을 통한 관련 기술 공유가 필수인 만큼 특허청과 앞으로도 다양한 협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ed.kr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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