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적 부진 급식업계, 식자재시장 승부수

학교급식 철수 이어 공공기관 입찰 제한에 고전<br>식품가공센터 가동·직거래 확대로 돌파구 모색


국내 급식ㆍ식자재 업계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고전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급식 시장 국내 1위 업체인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은 1조 1,929억원으로 2011년 매출(1조 2,361억원)보다 3% 줄었다. 지난 2000년 LG그룹에서 분사한 이래 매년 10%대 성장세를 이어오던 아워홈의 연간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식자재유통 사업의 강자인 CJ프레이웨이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보다 4.6% 줄면서 2008년 이후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전년보다 14%나 감소한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으며 풀무원 계열의 ECMD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급식업계의 사업 부진은 몇 년 전 대기업들이 학교 급식에서 완전히 손을 뗀 데 이어 인구 노령화 및 기업 해외진출 등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의 공공기관 입찰 참여를 제한하면서 시장 파이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일부 급식업체의 경우 외식사업에도 조금씩 발을 들여놓으며 관심을 보였으나 동반성장위원회가 외식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기로 하는 등 사업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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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는 연간 20조~30조원대 규모인 식자재 유통 시장에 승부를 걸어 실적 부진의 해법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중소 상인들이 거의 점유해오던 식자재 유통 시장은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식자재 시장의 주요 고객인 외식업체들이 전문 식자재 업체에 구매를 일임하는 대신 매장만 관리하면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 중소 상인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대기업의 비중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식품 안전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가 식품유통 분야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데 신경쓰면서 식자재 시장에서 대기업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신세계푸드는 270억원을 들여 지난해 8월 충북 음성에 5만6,000㎡ 규모의 음성식품가공센터를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는 815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에 7만 821㎡ 규모의 물류센터를 준공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전체 매출 중 식자재 유통 사업 비중이 90%에 달하는 CJ프레시웨이는 산지직거래 비중을 높이는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또 주요 외식업체들을 겨냥해 메뉴 개발 등 맞춤형 영업을 선보여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식자재유통 매출 비중이 급식 매출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비용을 절감해 나가면서 효율을 높이는 내실 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워홈은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식품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현재 전체의 10% 미만인 식품사업 매출 비중을 주력분야인 급식사업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1인 가구 및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소비자 증가로 지난해 식품사업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아워홈은 올해 50% 늘어난 1,500억원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외식사업 분야에서는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한식, 중식 등 각 분야별로 브랜드 통합작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푸드코트 브랜드를 '푸드엠파이어'로 통합할 계획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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