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의 10%를 인생 2막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해 쓰고 싶어요. 사업 성공담을 퇴직ㆍ은퇴자와 나누겠습니다." 개그맨에서 양말사업가로 변신한 정이래(48ㆍ사진)씨는 요즘 즐겁다. 16년 전 방송계를 떠난 후 사업을 시작, 잇단 실패로 막장까지 갔지만 이를 악물고 도전한 기능성 양말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른데다 그의 성공담을 들려달라는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모 방송사 개그 콘테스트에서 동상을 받으며 데뷔한 정씨는 1990년대 초까지 소위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다. 정씨는 전성기일 때 돌연 속옷사업과 영화제작에 뛰어들었다. 개그맨으로서의 인기에 이은 사업 성공으로 남 부럽지 않은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한파로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공사장을 전전긍긍할 때 정씨는 살아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씨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양말사업으로 재기에 나섰다. 군 복무 시절 무좀과 발냄새로 고생했던 기억에서 착안했다. 2005년 평소 알고 지내던 음이온 전문가의 도움으로 음이온 액을 적용, 무좀과 발냄새를 없애는 양말을 개발했다. 정씨가 만든 양말은 산업 현장 안전용, 등산용, 골프용 등 40여종에 이른다. 2007년 한 연구기관의 실험에서 항균 99.9%, 탈취 92%라는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고 힘이 생겼다. 이름에서 따온 양말 'J7'이 유명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되면서 사업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무렵 미국발 외환위기가 닥쳤다. 그는 지독한 실패 경험을 떠올리고 곧바로 직원을 줄인 후 직접 영업에 뛰어들었다. 긴축재정과 아울러 양말에 대한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4,000만원, 올해 목표는 10억원이다. 그는 "최근에는 보험회사 등에서 재기 성공담 강의를 요청해와 다른 삶을 통해 제2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며 "영업전략 등을 배우기 위해 퇴직자나 은퇴자들이 지방에서도 올라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살아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