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등 영향 5년만에 1,000억달러 넘어갈듯경기침체, 감세정책, 테러와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 올해는 5년만에 1,0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1년만에 전임 빌 클린턴 행정부가 쌓아올린 흑자재정을 다까먹었다는 비난을 받게 됐으며, 재정 확대정책과 감세정책이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첼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국장은 23일 "연방정부는 올해 1,060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감세정책이 매우 훌륭한 정책수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국채(TB) 발행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TB 수익률이 상승, 전체 금융시장에 금리인상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연방정부의 재정악화 뉴스가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TB 10년물의 수익률이 0.12% 급등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정책이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로 상쇄되고 있으며, TB 금리는 지난 3개월 동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예비역장교협회(ROA) 모임에 참석, "테러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제,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480억 달러 증액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국방비 증액규모는 냉전이 가장 첨예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20년만에 최고 액수로,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93 회계연도의 미국 국방비는 3,800억 달러로 늘어나고, 미국 연방정부 예산은 2조 달러에 이르게 된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29일 상하 합동회의에서 연두 국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집행의 윤곽을 밝히고 2월초에 구체적인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1,270억 달러의 흑자를 시현, 지난 98년이래 4년동안 흑자시대를 맞았었다. 백악관은 1년전에 올해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2,310억 달러의 재정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1년 사이에 2,400억 달러의 재정 수지 악화는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전 당시인 1952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기록되고 있다. 백악관은 내년에도 800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측은 연방 재정의 적자전환을 갑자기 파산한 에너지회사 엔론에 비유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현실성 없는 감세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며 공격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측은 경기침체로 인해 세수가 줄어든 탓이며, 감세정책으로 경기가 살아나면 세수가 늘어나 재정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의회예산국(CBO)도 이날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재정흑자가 당초 예상했던 5조6,000억 달러에서 1조6,000억 달러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BO도 연방정부의 재정이 올해와 내년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향후 10년동안 연방정부가 국가부채를 전액 상환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악관 예산국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0.7%, 의회 예산국은 0.8%로 각각 예상, 이를 토대로 세수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