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철씨 소문」 의혹 밝혀질까/어제 검찰출두… 한보관련 조사받아

◎여권 “사실여부 관계없이 국민 납득못할것”/새 정치현안 초래 가능성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21일 검찰에 출두해서 한보철강과의 유관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현철씨에 대한 조사는 국민회의가 한보 특혜대출의 배후인물로 현철씨를 지목했고 현철씨는 이를 부인하면서 정동영 대변인 등 국민회의 관계자 6명을 명예훼손혐의로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비롯됐다. 검찰은 이날 현철씨에 대해 야당측이 제기한 ▲한보철강에 대한 금융대출과정에 직간접적인 간여와 커미션수수 여부 ▲한보철강에서 금품을 제공받았는지 여부 ▲당진제철소 방문여부 ▲정보근씨와의 각종 회동설등 한보관련 사항과 그동안 김씨를 둘러싸고 불거진 ▲정부 및 공공기관, 금융권의 인사개입설 ▲한보외 재계와의 유착설등 각종 소문과 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에게 차남 현철씨의 존재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는 정부내에서 아무런 공직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대통령에게 정책과 인사에 관해 직접 이야기할 수 있었고 또 대통령은 그의 이야기를 상당히 무게있게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철씨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가 87년과 92년 대선에서 아버지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아버지가 대통령이 된후 그의 처신이다.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그는 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녔다고 그의 측근들이 전한다. 그런 가운데 정권초기부터 어느 장관이 현철씨의 지원에 의해 입각했다느니 어느 국책은행 총재는 현철씨가 천거한 케이스라느니 하는 루머가 수없이 떠돌았다. 실제로 현철씨는 「김소장」이라는 별칭으로 청와대 수석 등 여권핵심들과 늘 지근거리를 유지해왔다는 것이 정설이다.수석비서관 비서들의 전화연락철에는 「김소장」메모가 적지 않았다. 김대통령의 임기 종반기에 터진 한보사건에서도 배후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된 홍인길 의원이 『나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하자 야당은 현철씨를 「몸통」으로 적시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 등 여권은 현철씨 문제를 매우 곤혹스럽게 여기면서도 일단은 이번 검찰출두가 어렵게 성사된 만큼 검찰조사에서 모든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물론 현철씨에 대한 시중의 소문이 사실무근이라는 전제에서다.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김씨에 대한 면죄부가 내려지더라도 청와대 관계자들조차 「사실 여부와 관련없이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검찰 조사가 나름대로 철저하게(?) 이루어지더라도 현철씨 문제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여전히 이 정권의 임기 종료시점을 기다리게 된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에따라 여권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25일 예정된 대국민담화에서 이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언급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방안, 현철씨가 국회 국정조사특위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맞을 매는 미리 맞는」방안등이 해법차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학생신분(박사과정)인 현철씨가 문민정권 내내 이같이 권력의 실세로 거론되며 파장을 일으켜 온 것에 대한 부담은 현철씨 본인보다는 김대통령에게 돌아온다. 그래서 「현철씨 문제」의 열쇠는 본인보다는 대통령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검찰조사가 해법의 가닥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문제의 출발이 될 우려도 있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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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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