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역내국 분류…한국 지분율 3~3.5% 전망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지분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우려하는 최악 시나리오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지분율이 최대 3.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지분율 전쟁에서 밀린 데 이어 부총재 자리마저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외교 실패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창립회원국 57개국은 27~28일 베이징(北京)에서 제4차 교섭대표회의를 열어 지분율 문제를 포함한 AIIB 설립협정문 제정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중국 측 협상 수석대표인 스야오빈(史耀斌) 재정부 부부장 주재로 방글라데시와 네팔 등 2개국을 제외한 55개국 대표와 진리췬(金立群) AIIB 임시 사무국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희남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대표로 한 협상 대표단이 대표 회의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회의에서는 한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새롭게 창립회원국에 합류한 27개국의 가입을 환영하면서 AIIB 장정(설립협정문) 수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AIIB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러시아는 AIIB에서 역내국가로 분류된 것은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아시아 국가로 분류된 만큼 AIIB의 투자를 받게 되는 지역은 러시아 영토 중 유럽 지역이 아닌 아시아 지역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역내 국가로 분류되면 우리나라는 지분 협상에서 불리한 처지가 된다. 이와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AIIB에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최대 3.93%라라고 분석하고 지분율 확보의 가장 큰 변수를 러시아의 역내국가 분류 여부라고 지적했다. 대외연은 러시아가 역내 국가로 분류되고 역외 국가의 지분 비율이 30%로 조정되면 한국의 지분율은 3.35%로 떨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3.35%는 회원국 가운데 9위에 해당 된다. 더욱이 우리 경제 규모보다 큰 일본이 뒤늦게 참여하면 지분 3%로 간당간당하게 되고 10위권 밖으로 밀릴 수도 있다.
정부는 당초 AIIB 가입 결정을 앞두고 지분율 5% 안팎을 내다봤었다.
전문가들은 회원국이 예상보다 많아진 것이 지분확보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동맹국 미국의 견제를 받아가며 뒤늦게 참여한 대가치곤 너무 초라한 결과를 얻게 됐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최소한 부총재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김현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