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도로에 생긴 '포트홀(도로지반 침하로 움푹 패인 홈)'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 숨졌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지영난 부장판사)는 김모씨의 유족 세 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억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평소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즐기던 김씨는 지난해 10월 오토바이를 타고 김포의 한 도로를 달리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김씨는 속도 제한 규정을 어긴 채 시속 130㎞로 달리고 있었고 도로에는 폭 4㎝, 깊이 4∼5㎝의 홈이 곳곳에 패여 있었다. 재판부는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비해 도로 상태에 더 큰 영향을 받고 국가가 패인 홈을 보수하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설치·관리상 하자가 인정된다"며 "해당 도로는 오토바이도 통행할 수 있는 일반 도로인 만큼 오토바이 주행을 위한 안전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김씨가 속도제한을 위반해 시속 130㎞로 주행한 점이 사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책임은 2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