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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찬물 끼얹는 '밀어내기 분양'

2분기 10만가구 육박 2000년 이후 최대… 미분양 등 부작용 우려


올 들어 월별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4~6월에도 10만여가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로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신규 분양에 나서면서 밀어내기 분양에 따른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주택협회 등 주택·건설업체 단체들은 이 같은 물량 쏟아내기 분양이 미분양주택 증가,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연결돼 주택시장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협조를 당부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8일 닥터아파트 등에 따르면 2·4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주상복합 포함, 임대 제외)은 128개 단지, 9만4,216가구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로 조사됐다. 전년동기의 119개 단지, 6만7,881가구보다 39% 증가했고 종전 최고 기록인 2002년의 119개 단지, 7만7,780가구보다도 21%나 많다.업계에서는 최대 10만여가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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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는 4월에 물량이 집중돼 있다. 4월에만도 77개 단지, 5만4,607가구가 쏟아질 예정으로 전년동월(2만2,011가구) 대비 148%나 급증했다. 5월은 28개 단지, 2만2,090가구, 6월은 23개 단지, 1만7,519가구가 계획돼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지역에 이 기간 2000년 이후 최대 물량인 6만54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기·인천 지역에 50개 단지, 4만7,388가구가 분양되고 △신도시 8개 단지, 5,898가구 △서울 20개 단지, 7,258가구가 공급된다.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에도 3만3,672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공급이 몰리면서 겨우 살아난 주택시장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다시 주택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실제 분양물량이 한번에 몰린 세종시의 경우 2011부터 2014년까지 2만4,000여가구의 입주가 몰리면서 지난해 매매가와 전세가가 각각 0.81%, 11.56% 떨어졌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체들이 연초부터 밀어내기식으로 분양에 집중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이를 다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입지가 떨어지는 곳에 대단지 공급이 잇따를 경우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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