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녹색성장펀드 수익률은 '엉금엉금'


정부가 녹색산업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최근 OCIㆍLG화학 등 관련주가는 초강세를 보였지만 이들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15일 종가 기준)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는 5.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3.19%)보다는 다소 높은 것이지만 최근 태양광발전 수혜주를 중심으로 개별 녹색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남는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태양광발전 관련주 SDN과 OCI의 주가는 각각 42%, 27% 수직 상승했고, 풍력발전 수혜주인 동국S&C와 2차전지주 LG화학도 각각 14%, 7% 오르는 등 녹색성장주는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고공행진을 했다. 이처럼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주식펀드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대다수 펀드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를 많이 편입한 때문이다. 실제 녹색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많은 ‘한화녹색성장펀드’(설정액 264억원)의 경우 지난 4월 말 현재 편입비중이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ㆍKB금융ㆍ포스코ㆍ현대차ㆍ하이닉스ㆍ신한지주ㆍ기아차ㆍ우리금융 순으로 나타나 녹색펀드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였다. 물론 이 종목들 중 일부는 녹색성장관련 기업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발생하는 매출 대부분은 미래의 녹색사업과는 다소 먼 전자제품ㆍ자동차ㆍ금융 등에서 나오고 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 매니저들이 녹색관련주만 편입하면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우려해 대형주를 상당수 포함해 운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와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주를 많이 포함하다 보니 녹색펀드라 하더라도 녹색관련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펀드와 대형 우량주를 많이 포함시킨 상품간에는 수익률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최근 1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녹색관련 20개 종목만을 편입한 ‘미래에셋맵스그린인덱스펀드’가 54%의 성과를 거둔 반면, 대형우량주와 녹색관련주를 함께 투자해 분산투자 전략을 펼치는 ‘미래에셋녹색성장펀드’는 20%의 수익을 얻는데 그쳐 수익률 차이가 34%포인트나 났다. 전문가들은 녹색성장펀드 안에서 대형우량주의 편입비율에 따라 장단점이 분명하고 수익률도 차이가 나는 만큼 투자위험이나 목표 등을 감안해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ㆍ소형주 위주의 녹색테마주로 묶이는 종목들의 편입비중이 높으면 관련테마 상승장에서 큰 수익을 볼 수 있지만 갑작스런 급락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자 본인의 성향에 맞게 펀드 운용전략을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녹색산업은 긴 안목에서 투자해야 하는 부문인 만큼 과거 단기적인 수익률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과거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우량주를 많이 포함한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편이어서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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