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중국 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와 '호남-제주 고속철도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호남-제주 고속철도 사업은 목포와 제주 간 167㎞ 구간에 교량·해저터널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1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목포에서 해남까지 지상 66㎞는 철도로 잇고, 해남에서 보길도까지 28㎞는 교량으로, 보길도에서 제주까지 73㎞는 해저터널을 뚫는다는 구상이다. 지난 2007년 9월 제주도와 전라남도가 정부에 제안하며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번에 MOU를 체결한 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연초 중국 4개 국영기업으로부터 1,140억위안(한화 약 20조원)을 투자받아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던 업체다. 보리북방실업투자 측은 당초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과 시공 참여를 논의했었다.
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한국 측의 승인이 나면 즉각 MOU를 맺어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4년여간 기본·실시 설계를 하고 10년 공사 후 2년간 시운전을 거쳐 상업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제주와 목포를 잇는 고속철도가 연결돼 시속 350㎞로 운행할 경우 서울과 제주를 2시간30분 이내에 오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 MOU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1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와 해저구간 건설 기술력의 한계, 신공항과 연계된 두 지자체 간 의견 상충으로 인해 건설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호남-제주 고속철도 사업을 '중장기 사업'으로 분류해 당분간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2010~2011년 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 경제성과 안전성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사업 승인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업비가 천문학적 규모인데 비해 편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해저구간 건설 기술력에서도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민간 측에서 움직임이 있지만 정부 쪽에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