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연초부터 고위직 인사 문제로 시끄럽다.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임기 4년이 보장된 감사위원 중 한 명이 사퇴한다는 말이 들리면서부터다. 일부에서 사퇴배경이 이 위원의 출신부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감사원은 업무특성상 외부로부터의 독립이 절대적이다. 공정한 감사를 위해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감사위원 임기를 정권과 관계없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잦은 고위직 인사교체도 눈에 거슬린다. 감사원의 감찰정보단장이 지난해 네 번이나 교체됐다. 공직사회에 대한 사정의 근간이 되는 감찰정보단장이 매 분기마다 교체된 셈이다.
감사원은 독립성과 함께 감찰 경험의 전문성이 중요한 부처임에도 주요 국장급의 보직인사가 지나치게 잦아 조직운영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보관도 지난해만 두 번, 2년 사이 총 다섯명이나 교체됐다. 외부 인사를 활용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개방형 공무원 임용제도도 감사원에서도 무용지물이다. 개방형 공무원 임용제도가 사실상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감사원의 행태는 더욱 심해 보인다.
지난해만 개방직인 공공감사운영단장은 5개월 동안 두 차례 공모를 했고 2년 임기인 감사연구원장은 임기의 반도 못 채우고 교체됐다. 개방직이 내부인사들의 나눠먹기로 전락하며 감사원 개방직 다섯 자리 중 외부출신은 감찰관 하나뿐이다.
감사원은 헌법에 보장된 독립기관이다. 행정기관에 대한 사정기관으로 비리척결과 공직사회 기강확립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국가 최고의 감찰기관이다. 추상같은 엄정함으로 각 부처는 물론 공공기관이 가장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가장 엄격해야 할 감사원의 가장 깨끗해야 할 인사가 도마에 오른다면 감사원 전제 조직운영이 흔들리고 이에 따라 공무원 조직 전체의 기강이 해이해질까 걱정이다.
양건 감사원장이 취임 초에 밝힌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이 말한 중취독성(衆醉獨醒ㆍ모두 취해도 나 홀로 깨어 있다)을 갖춘 국가기관 이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