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내면 나중에… 의미심장 결과
"국민연금 제대로 받을까"가입자 절반 불안 여전… "노후위해 필요" 인식은 높아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국민연금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나중에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2011년도 국민연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의 54.9%가 '장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국민연금제도 개선에 가장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거나 적용 제외를 받고 있는 전국 30~60세 3,106가구를 대상으로 3월 중순부터 한 달간 실시됐다.
이어 '실질가치를 보장해준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입자가 전체의 21.9%(671가구)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의 재정이 고갈돼 장래에 연금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낸 보험료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연금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이 국민연금 가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인 셈이다.
반면 '보험료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과 '타 연금보다 나쁘지 않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전체의 5.3%, 3.7%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연금 가입이 노후대책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향후 국민연금을 낼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4.9%(2,525명)를 차지했다. 하지만 '납부 의사가 없다'고 답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보험료를 납부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를 주된 이유로 들고 있어 이들 저소득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현재 국민연금을 내고 있지 않거나 소득이 부족해 납부를 유예한 가입자의 약 70%는 국가가 보험료를 일부 지원해줘도 국민연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용직이나 자영업 등 불안정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기에 국가 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고 있지 않은 납부 유예자는 460만명으로 2,000만명에 이르는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며 납부 예외자가 1년 전에 비해 30만~40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등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나머지 납부 유예자의 대다수는 연금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소득이 낮아 보험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사각지대를 감싸 안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