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율 안정을 위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이자손실이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평기금 이자손실 규모는 3조6,5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손실액 8,170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외평기금 이자손실은 지난 2005년 9,254억원, 2006년 1조5,196억원, 2007년 8,315억원으로 1조원 안팎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6조 4,627억원으로 급등한뒤, 2009년 8,17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가 지난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외평기금 손실이 늘어난 이유는 우리나라와 미국간 국채금리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외평채는 국내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원화를 조달한뒤 달러를 사들여 미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데, 수취금리인 미 국채금리보다 지급금리인 우리 국채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손실도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지난해 두 나라간 국채 금리차는 2.7%로 전년의 2.46%보다 커졌다.
원화 강세도 손실을 키운 요인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말 1,160원대에서 2010년말 1,130원대로 하락하면서, 미 국채로 보유중인 외평기금이 대규모 환차손을 낸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금리차에 따른 손실도 늘었다”며 “환차손 부분은 외평기금이 본래 달러로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