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월급통장 활용법

수수료 면제 챙기고… 금리 더 얹어주는 연계적금 들고…<br>자동이체 후 남은 금액 적금으로 이체시켜주는 스윙 서비스 좋아<br>소액예금에 우대금리 역발상 상품도 나와




중견기업 입사 4년차 김(32) 대리는 월급날 월급의 대부분을 곧바로 이체한다. 월급(급여)통장의 금리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얘기를 들은 뒤부터는 높은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식 예금을 찾아 월급을 옮겨 놓는다. 김 씨는 "월급통장에 돈을 두는 것은 손해라는 생각으로 금리가 높은 통장을 마련한 것"이라며 "직장인 재테크의 출발점이 월급통장이라고 하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카드를 여러 장 쓰는 경우 결제 계좌도 제각각이고 이체 날짜도 중구난방이라 제대로 맞추기가 여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다수 월급쟁이들은 월급통장과 생활비 통장이 같다. 그러다 보니 작은 돈이 자주 빠져나가고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자잘한 돈이 오갈 때마다 수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면 재테크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월급통장 관리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수수료 면제 혜택 챙겨야= 은행 거래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항목이 이체 거래다. 그런 만큼 수수료로 새는 돈을 잘 단속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은행의 수수료 수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다양한 수수료 혜택이 부과된 통장이 많이 나왔다.

신한은행의 '신한 직장인 통장'이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이 통장은 직장인들의 편리한 금융거래를 위해 기존 급여통장 혜택에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 혜택을 강화했다는 게 특징. 신한 직장인통장으로 급여 이체한 고객에게는 목돈마련을 위한 '신한 직장인 적금'가입 시 연 0.5% 금리를 우대하는 등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자동이체가 모두 끝난 뒤 예상보다 많은 돈이 통장에 남을 땐 초과금액을 이 통장과 연계한 적금으로 자동으로 이체해 주는 '스윙 서비스'도 활용해볼 만하다.

KB국민은행도 급여이체 전용통장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의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통장에 가입한 고객은 타행 자동화기기 이용 출금수수료가 월 5회, KB국민은행 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수수료는 월 10회 면제받는다. 또 자동화기기와 전자금융 수수료가 대부분 면제되고, 환전수수료 등은 50% 할인된다.

이밖에 기업은행의 'IBK급여통장'은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횟수제한 없이 면제해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급여통장'도 급여이체 실적이 있는 고객에게 인터넷ㆍ전화ㆍ모바일뱅킹 이체수수료를 매달 30회씩 면제하고 있다.

◇금리 혜택도 다양= 시중은행들은 고객의 자금을 금융 상품으로 유인하게 위한 아이디어 상품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금리를 얹어 받으려면 이런 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NH농협은행의 '채움 샐러리맨우대통장은 급여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통장에서 출금해 적금을 부을 수 있도록 한 채움적금을 스마트폰뱅킹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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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들어있는 금액과 카드 연계 등에 따라 금리 조건을 달리하는 상품도 나왔다.

우리은행의 '아이터치우리통장'은 '우리V체크그린카드'를 연계해 이용하면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3.5% 금리를 제공한다. 생활비통장으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통장이다. 다만 1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0.5%의 금리만 붙는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도 체크카드 등 연계계좌로 이용할 경우 100만원까지 4.0%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가입 대상인 만 35세 이하의 젊은 고객들로부터 호응를 얻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참 좋은 수수료 제로통장'도 50만~200만원 예치 금액에는 연 4.0% 수준의 금리를 주지만 200만원 이상 금액의 금리는 절반인 2.0%에 불과하다. 50만원 미만일 땐 연 0.1%로 금리가 거의 없다.

이밖에 하나은행의 '빅팟 슈퍼 월급통장'도 50만~200만원 금액에 높은 금리를 쳐주는 월급통장이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월급통장의 특징은 나갈 곳이 많아 소액예금이 그대로 예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며 "은행들이 소액예금에 오히려 더 많은 금리를 얹어주는 역발상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통장 쪼개고, 부부간 통합관리도 고려할 만= 월급통장을 통해 모든 금융거래를 하다 보면 통장 관리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일단 거래내역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어떤 분야에 얼마만큼 지출했는지를 알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통장 쪼개기'를 활용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급여이체통장, 생활비통장, 투자통장, 비상금통장 등으로 세분화해 통장을 관리하면 돈의 흐름 파악이 명확해져 가계부를 따로 쓸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된다. 한 재테크 전문가는 "급여이체 통장은 월급이 거쳐가는 통로로 이용해 수입을 파악하는 용도로 쓰고 생활비통장을 별도로 만들어 필요자금을 이체한 뒤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씀씀이 파악이 간단해진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 씀씀이 관리를 위해 통장을 합치는 게 좋다.

부부간에도 각자 주머니를 관리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렇게 되면 소득 대비 씀씀이가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고 체계적인 자금 관리도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부부의 경우 통장을 합쳐 한 사람이 관리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재무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통장을 관리할 경우 투자 선택의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대표적인 관련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패밀리뱅킹'서비스가 있다. 가족 동의 하에 인터넷 뱅킹을 통해 제공되는 이 서비스를 이용해 가족들 통장내역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어서 편리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 반응이 괜찮다"며 "부부뿐 아니라 자녀 용돈 관리용으로도 유용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드대금 납부 일과 관련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지난 연말 기준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발급 신용카드 수는 무려 4.9장이나 되는데, 카드 별로 결제계좌, 결제일이 다를 경우 카드대금이 연체되기 십상이다. 여기에 대출이자 납부일까지 신경 쓰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특히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가능액, 카드발급 여부, 카드한도, 이자율 등이 결정되는 시대에 카드대금, 이자연체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카드대금, 대출이자 등의 납부일, 납부계좌 등을 하나로 합칠 수 있으면 합치는 게 낫다"며 "납부일은 통장에 현금이 제일 많을 시기인 급여일과 일치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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