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D-2] "찬성땐 우크라 사태 악영향" EU도 노심초사

주민투표결과로 독립 인정되면 크림반도 합병 반대 근거 없어져

지정학적 문제서 EU 영향력 약화

英 여왕 "신중하게 생각해야"… 첫 공식발언 놓고 해석 엇갈려

18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되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FP통신은 14일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로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의 EU 회원국들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동유럽 정세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주민투표 결과 독립이 인정되면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결정한 주민투표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경우 반론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크림반도 내 친러시아 진영에서도 이러한 취지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다른 동유럽 국가 내 러시아인들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처럼 자치권 확대와 나아가 러시아로의 병합을 바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스코틀랜드 주민투표가 카탈루냐(스페인), 바스크(스페인·프랑스), 플랑드르(벨기에) 등 유럽 내 민족주의를 자극할 것이라는 애초의 고민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관련기사



또한 EU 내부에서 이러한 논란이 이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나 이라크 사태, 중동 분쟁 등 각종 지정학적 문제에서 EU의 국제적 영향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스코틀랜드 독립으로 EU의 주요 회원국인 영국의 영향력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잠수함기지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영국 내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처음으로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해 찬반 진영 간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언론들은 여왕이 이날 스코틀랜드 밸머럴성 부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지지자들에게 독립 주민투표와 관련, "미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록 찬반을 명확히 표하지는 않았지만 여왕이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여왕은 이 사안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여왕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BBC방송은 "18일 치러질 주민투표의 중요성을 언급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여왕이 사실상 분리독립 반대 의사를 비쳤으며 스코틀랜드 내 독립지지 세력에 경고를 보냈다는 게 독립 반대 진영과 영국 언론의 해석이다. 여왕의 발언에 대해 일간 데일리미러는 15일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선택하면 영국은 분열되고 우리 모두 영원히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재투표 기회는 없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독립 찬성 측 또한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근소한 차이로 독립 반대 결과가 나와도 재투표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찬성 진영을 이끄는 앨릭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민투표는 평생 한 번 있을 기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지 여론조사를 보면 투표를 코앞에 둔 15일까지도 독립 찬성과 반대 진영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나며 일간 인디펜던트는 부동층이 여전히 50만여명이라고 추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