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창간기획 박근혜정부 평가 설문-경제분야] 증세 반대하지만… 종교인 과세·담뱃세 인상은 압도적 찬성

LTV·DTI 등 부동산 규제완화 53% 지지

"사내 유보금 투자유도 좋은 생각" 65.6%

반대하는 기업과 의견 차이 크게 벌어져



세금은 항상 뜨거운 이슈다.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은 갈린다. 서울경제신문 창간 54주년 기념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64.8%)이 증세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종교인 과세에는 79.6%가 찬성했고 담뱃세 인상에도 73%가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국민 10명 중 4명 가까이가 '1년 전에 비해 가정 경제의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할 정도로 현재의 경제상황은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은 '7·24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60% 가까이가 부작용은 있겠지만 경기부양책에 동의한다고 한 것은 경기 흐름을 우상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바람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다.

기업과 국민 사이의 간극도 컸다. 특히 기업 유보금 등에 대한 과세나 투자유도 방침에 대해 재계는 강하게 반대 의견을 내고 있음에도 설문 응답자의 65.6%가 '좋은 생각'이라는 의견을 냈다. 법인세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도 국민들 10명 중 8명이 찬성했다. 기업의 이익규모는 커지는데 국민들의 주머니는 얇아지고 있는 데 대한 허탈감 등으로 해석된다.


◇증세는 반대하지만…담뱃세 인상, 종교인 과세 '대찬성'=경기부진과 복지지출 증가로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한 증세에 대한 찬성 의견은 32.0%에 그쳤다. 증세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는 얘기인데 증세 반대는 새누리당 지지자(67.3%)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67.3%) 등 정치적 입장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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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세부 항목에서는 증세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무엇보다도 세법개정안을 앞두고 항상 쟁점으로 부각했던 종교인 과세와 담뱃세 인상에는 다수가 찬성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한 질문에 79.6%가 '찬성한다'고 답해 반대 의견(16.8%)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담뱃세 인상에 대해서는 73.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24.8%에 그쳤다. 안종석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종교인 과세와 담뱃세 인상을 이제는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국민들이 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명 중 한 명, LTV·DTI 완화 찬성…부동산 가격 유지 의견 더 많아= 주택가격이 장기간 하락과 정체를 이어가면서 '하우스푸어 양산' '대출상환 압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서인지 부동산 규제를 푸는 것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찬성(53.1%)' 의견을 냈다. 규제완화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것으로 짐작됐지만 '가격'의 움직임을 두고서는 전망이 달랐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27.4%에 그친 반면 내릴 것이라는 답은 27.9%, 지금 정도로 유지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38.0%였다. 내리거나 유지될 것이라는 비율이 65.9%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바람과 달리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체감경기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이 아직 많이 있고 과거만큼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부동산 구매심리도 낮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대전·충청(33.5%), 대구·경북(33.6%)이었는데 세종시 효과와 대구 지역의 집값 상승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자가(24.7%)보다는 전월세 세입자(33.3%)에서 가격상승에 대한 전망이 높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층은 앞으로 집을 사야 하는데 주택가격이 오르면 지출비용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자가 소유층보다는 오를 것이라는 우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기업과 국민, 벌어지는 간극=몇몇 항목을 보면 기업과 국민의 간극이 컸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신규투자나 배당으로 유도'하는 방안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답한 비율은 19.4%에 그쳤다. 65%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는데 재계가 정부의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일부 기업은 수천억원의 세금부담을 지게 된다"면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인상하는 방안에는 82.6%가 찬성하고 12.5%만이 반대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활성화는 곧 기업활동 활성화이기 때문에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면서 "기업 유보금이나 법인세 관련 답변을 보면 국민들이 다소 감정적으로 보고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유보금이 가계소득으로 직결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지 않았거나 법인세를 인상하면 곧 부가세도 오르고 장기적으로 임금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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