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계열사 간 중복사업 조정에 나선다.
삼성그룹은 29일 사장단협의회를 열어 계열사 간 중복사업 영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CCTV의 경우처럼 여러 계열사가 동시에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사전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사장단이 공감했다”며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과 관련해서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건희 전 회장 퇴임 이후 삼성의 사업 및 투자중복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ㆍ삼성테크윈ㆍ에스원 등이 각각 CCTV 관련사업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사업 또한 계열사별로 제각각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 창출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태양광발전소 사업만 해도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동시에 뛰어든 상태다.
중복사업 조정은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삼성 투자조정위원회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결국 중복사업 조정은 투자조정위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주력인 전자계열사 사업영역은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별도법인 설립이라는 형태로 조정하고 있다. 소형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사업이 겹치자 양사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설립, 이 분야를 분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의 경우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합작한 삼성LED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조정이 이뤄지면 전자뿐 아니라 전계열사를 아우르는 사업영역 조정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이 5월29일로 확정된 것과 관련,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