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2월23일] 새뮤얼 스마일스


새뮤얼 스마일스(Samuel Smiles). 19세기 말 영국의 저술가다. 전공은 의학. 경제와는 특별한 접점이 없지만 경제의 흐름과 노동가치관에 누구보다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자조론’을 남겼기 때문이다. 1812년 12월23일, 에든버러 인근 해딩턴에서 태어난 그는 의사, 잡지 주간, 정치개혁 운동가, 철도회사와 보험사 임원을 섭렵한 인물. 산업발전사ㆍ인물전기 등 25편의 저술 중 ‘자조론’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야학교사 시절 강의록을 모아 펴낸 ‘자조론’은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까지 영웅과 학자ㆍ예술가ㆍ사업인ㆍ발명가 등 100여명의 성공 스토리. ‘즐거운 인내’로 역경을 이겨내면 성취할 수 있다는 내용은 초판 발간(1859년)부터 ‘상류층의 이익과 빅토리아 왕조의 도덕주의를 대변한다’는 비판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스마일스가 사망한 1904년까지 영국에서만 25만부가 팔렸다. 세계 각국어로 정식 번역판이 나온 것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해적판이 돌았다. 가장 널리 읽힌 곳은 일본. 윤리교과서로 지정돼 전국 학교에 깔렸다. 서구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되 민권과 권리의식 확산은 우려했던 일본 위정자들의 구미에 들어맞았던 까닭이다. 식민지 조선에서도 ‘자조론’은 계몽의식을 일깨운 한편 망국은 일본의 잘못이 아니라 내 탓이라는 친일파들의 논리를 거들었다. 자기계발서의 원조격인 ‘자조론’에 대한 평가는 요즘도 분분하다. 자아발전을 위한 복음서라는 격찬 뒤편에 달콤한 말씀에 취해 일그러진 현실을 잊게 만드는 당의정(糖衣錠)이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출간 150여년간 논란이 이어진다는 점은 책의 생명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자조론의 한 구절이 더 떠오른다. ‘국민의 인격이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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