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탄핵서명등 일파만파…진화 미지수

李대통령 비난 연일 폭주 2일까지 60만명 서명<br>"위험 물질만 제거하면 안전" 정부 입장은 불변<br>FTA비준도 부정영향 불가피…국정운영 발목

정부는 2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정운천(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성이(왼쪽)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발병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김동호기자


탄핵서명등 일파만파…진화 미지수 李대통령 비난 연일 폭주 2일까지 60만명 서명"위험 물질만 제거하면 안전" 정부 입장은 불변FTA비준도 부정영향 불가피…국정운영 발목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정부는 2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정운천(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성이(왼쪽)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발병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김동호기자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의 후폭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당초 정부의 협상력 비판과 한우 농가의 반발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논란은 ‘광우병’에 대한 극심한 국민 불안과 함께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 인터넷상의 대통령 탄핵 서명까지 유발하며 정치권을 폭발시킬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상 타결 2주 만의 일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부와 여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하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빠르게 번져가는 광우병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궁지에 몰린 MB정부=2일 오전 현재 한 인터넷 포털의 청원 페이지에서 진행되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운동에 50만명 이상의 누리꾼이 참여했다. 지난 4월25일 4만명 수준에서 29일 20만명, 30일 30만명, 이달 1일 40만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루 10만명씩 대통령에 대한 ‘안티’가 증가하게 된 계기는 ‘쇠고기’다. 결정적인 것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MBC의 ‘PD수첩’. “우리 민족은 광우병에 약한 유전형을 가진 비율이 90%를 넘어 병에 걸리기 쉽다”는 내용의 PD수첩이 방영되고 인터넷에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주장들이 떠돌면서 광우병에 대한 불안 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 여기에는 정부의 한발 느린 대응도 한몫했다. 파장이 확산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등에는 쇠고기 협상 타결을 규탄하는 댓글이 연일 쏟아졌고 이 대통령의 미니 홈피 역시 비난성 댓글이 폭주함에 따라 문을 닫았다. 연예인들의 실명 규탄도 줄을 이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에 가세하고 나섰다. “광우병 소를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털어넣겠다”는 발언으로 화제에 오른 여성 연예인의 미니 홈피에는 수만명의 방문객이 줄을 잇는 등 쇠고기 발언으로 ‘벼락 스타(?)’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미선ㆍ효순 사건 당시 일었던 반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논란=이처럼 정국을 뒤흔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부 입장은 한결같다. 광우병의 원인체인 변형프리온단백질은 특정위험물질(SRM)에서만 발견됐기 때문에 SRM을 제거하면 나머지는 안전하다는 점, 그리고 국제수역사무국(OIE) 국제기준에 따라 미국의 광우병 통제능력이 입증돼 있어 철저한 국내 검역을 통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광우병이 감소 추세이며 미국의 경우 캐나다산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광우병 소가 2마리에 불과하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사람과 소 사이에는 종간(種間) 장벽이 있어 광우병이 사람에게 감염되려면 소에 감염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SRM을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은 과학계에 널리 퍼져 있다”며 광우병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에 불똥 튀나=이처럼 광우병 파동이 당초 예상을 넘어 심상치 않게 정권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자 정부도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광우병과 관련해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실상을 정확하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련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부랴부랴 장관 합동 브리핑 형식으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나섰고 이어 오는 6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광우병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광우병 논란이 정치쟁점화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의회의 FTA 비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범야권은 물론이고 국민 여론도 쇠고기 협상 결과와 현 정권에 대해 조직적인 반발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국내 FTA 비준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FTA 비준을 위해 여론 악화를 감수하고 미국산 쇠고기 시장의 빗장을 푼 MB정부는 FTA 효과와 국민식품 위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 앞으로의 정국 운영에서 두고두고 발목을 잡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정말 안전한가"…광우병 논란 확산되는 이유는? • 광우병 논란 정치쟁점화 • '쇠고기 혼란' 정부가 더 키웠다 • 배우 김가연 "미국산 쇠고기는 청와대 주방으로" • 李대통령, "쇠고기 처음 개방하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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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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