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여의도 메신저] 증권업계 구조조정 때문에… 해외기업 국내증시 유치 삐걱

연말 상장 예정 필리핀기업 주관사 담당자 이탈로 차질

증권 업계의 구조조정 여파로 최근 살아나고 있는 해외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삐걱거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애초 이르면 올해 말께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됐던 필리핀 리조트기업 A사의 상장 작업이 주관사인 B증권의 인력 이탈로 늦춰지고 있다. B증권은 지난 4월 말 A사의 상장 작업을 이끌고 있던 담당 임원을 지방 영업지점장으로 발령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임원의 이탈로 A사의 상장을 준비하던 팀이 사실상 해체됐으며 상장 작업도 정지된 상태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 이후 상장까지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B증권은 아직까지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 준비를 완료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사는 필리핀 기업으로는 첫 국내 상장인데 그런 기업의 국내 상장이 증권업 불황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나아가 경제 전체로 봤을 때 안타까운 일"이라며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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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법률자문을 맡는 법무법인과 회계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법인은 상장 준비를 마무리했다"며 "예정대로라면 9월 말께 상장 준비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고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상장이 돼야 하는데 B증권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B증권 측은 "세월호 사태 이후 분기 실적이 하락해 상장 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는 "세월호 사태로 인한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장기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상장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B증권 외에도 최근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증권사들의 해외 전담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상장에 관심이 많은 해외 기업들이 상장주관계약을 맺기 전에 전담 인력 확보를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며 "해외 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 상장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2의 고섬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해외 기업 상장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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