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3대 항공 동맹 "브릭스 항공사 잡자" 뜨거운 구애 경쟁

중남미·中·印여객수요 급증따라 "고객 확보·브랜드가치 높일 기회"<br>라탐·제트 에어웨이·킹피셔등 굴지 기업 모셔 시장 주도권 잡기



세계의 주요 하늘 길을 장악하고 있는 3대 항공 동맹들이 급부상하는 신흥국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스카이팀ㆍ스타얼라이언스ㆍ원월드 등 세계 항공산업을 주도하는 이들 동맹은 여객 수요가 급증하는 브라질, 중국, 인도 등의 현지 항공사들에게 뜨거운 구애작전을 펼치며 세력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3대 항공동맹이 신흥경제 강국인 브릭스 국가들의 항공사들을 각자의 동맹에 끌어들이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고 전햇다. 3대 항공 동맹은 대한항공이 주축이 된 스카이팀, 유나이티드항공이 주도하는 스타얼라이언스, 아메리칸에어라인이 이끄는 원월드로 각각 15개, 27개, 12개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들 3대 동맹이 가장 치열한 격전을 벌이는 지역은 꾸준하게 항공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이다. 지금까지 중남미 항공 시장에서는 스타얼라이언스가 우위를 차지해 왔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콜롬비아와 엘살바도르의 합작사인 비앙카 타카, 파나마의 코파 항공사를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다. 스카이팀은 멕시코의 아에로멕시코만을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원월드는 아직까지 중남미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판도는 단숨에 바뀔 수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LATAM) 에어라인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라탐 에어라인은 칠레의 란(LAN) 항공사와 브라질의 탐(TAM) 항공사가 합병해서 탄생하는 항공사로, 280대의 항공기로 연간 4,500만 승객을 세계 23개국 115개 도시로 실어 나르는 중남미 1위의 항공사로 떠오르게 된다. 항공업계에서는 라탐 에어라인과 제휴를 맺게 되는 항공동맹이 중남미 항공 수송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라탐 에어라인이 어느 곳과 손을 잡을 지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탐 항공사의 경우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해 있고 란 항공사는 원월드 소속이지만 국제 항공 규제당국은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한 곳만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탐 항공과 란 항공측이 향후 이해득실을 따지며 각 항공 동맹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두 동맹은 라탐 에어라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스타얼라이언스는 라탐 에어라인의 규모가 다른 두 중남미 회원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만큼 필요할 경우 아비앙카 타카와 코파 항공사와의 제휴를 끊고서라도 라탐 에어라인과 동맹을 맺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역시 3대 항공동맹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인도의 킹피셔 항공사가 오랜 협상 끝에 내년 1ㆍ4분기중 원월드 항공동맹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스타얼라이언스와 스카이팀도 현재 인도 최대의 민영항공사인 제트 에어웨이를 회원사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스타얼라이언스의 경우 이 밖에도 에어 인디아를 항공동맹에 끌어들이기 위해 수 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대국인 중국을 향한 각 동맹의 구애도 뜨겁다. 스카이팀은 2007년 중국의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남방항공을 동맹사로 받아들였으며, 올 6월에는 동방항공과 제휴를 맺었다. 스타얼라이언스 역시 2007년 중국의 국책 항공사인 에어 차이나를 회원사로 받아들이고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동맹들이 중남미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의 여객 수요 성장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 10월 발표한 항공 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남미 지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6.0%와 5.0%로 세계 평균인 4.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망치도 각각 2.9%와 3.4%로 업계 전체 평균인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항공수송의 주요 고객인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항공 동맹들이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는 중요한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지역과 유럽의 중산층이 전 세계 중산층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남미 지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전세계 중산층의 28%에 불과한 아시아태평양의 중산층 인구는 2020년에 54%, 2030년에는 66%로 높아질 것이라고 OECD는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지역의 항공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신흥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항공동맹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팀을 이끌고 있는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항공동맹을 강화해 네트워크를 넓힘으로써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동시에 시설물 공동 사용 및 투자에 따른 비용절감, 세계 일류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이런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중남미ㆍ인도ㆍ중국ㆍ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동맹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공업계의 세력 불리기 경쟁이 항공기 이용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동맹 확대가 항공료 인하와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항공업계의 덩치 불리기가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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