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일모직 사명 61년 만에 역사속으로

54년 설립 그룹 모태 기업

故이병철 창업주 애정 각별

"상징성 감안 보전조치할 것"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결정으로 제일모직은 창사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에서 제일모직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주목 받아왔다.


제일모직은 지난 2013년부터 숨 가쁘게 진행돼온 사업 재편 과정에서 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이 각각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I로 분리되면서 기존의 법인은 지난해 이미 해체됐다.

하지만 제일모직 사명의 상징성을 감안해 패션 사업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 7월 법인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꾸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 합병 결정에 따라 당분간 제일모직이라는 회사명은 재계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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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한 관계자는 "회사명을 완전히 버리는 대신 보전 조치를 통해 보유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내부 검토를 통해 추후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4년 처음 설립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 중 하나로 패션 사업과 건설업, 레저와 식음료, 바이오 산업 등을 아우르는 복합 기업이다.

설립 당시 임직원 49명, 연 매출 9,100만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지난해 임직원 4,304명, 매출 5조1,296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고(故) 이병철 그룹 창업주가 1987년 사망 전까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지 않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는 이건희 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사장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또 빈폴·갤럭시·로가디스 브랜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잇세컨즈와 같은 SPA(의류 제조·유통·판매 일괄형) 브랜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이탈리아 가죽 가방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합병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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