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끝모를 횡보… 자사주 사는 종목 노려라

단기수급 측면서 도움 주고

길게 보면 주식가치 높아져


국내 증시가 지루한 횡보를 이어가면서 투자할 만한 종목 고르기가 어려운 가운데 자사주 매입이라는 주주환원 카드를 꺼낸 상장사의 주가는 활짝 웃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는 수급 측면에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주식 가치를 높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높은 이벤트라고 입을 모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풍제지(002870)는 4월14일 주가 안정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7만5,000주를 매입한다고 장중 공시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11.37% 급등했다.


우주일렉트로(065680)도 마찬가지. 1만5,000원 안팎에 정체돼 있던 주가가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린 4월24일 이후 한 달여 만에 1만8,000원대로 뛰었다. 이노칩(080420)도 지난 3월11일 자사주 취득 공시를 한 후 현재까지 20% 상승했고 필링크(064800)도 자사주 취득 결정 후 한 달여 동안 15%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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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결정에 주가가 즉각 반영하는 이유는 우선 일시적인 수급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중 매입에 나서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근본적으로는 순이익과 배당을 나눠 먹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지는 효과가 있어 주가를 재평가 받게 된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직원 지급 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주환원 관점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공시 후 한 달간 주가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평균 3.8%포인트 높았다"며 "1년을 기준으로도 시장 대비 20.4%포인트 높은 성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장기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진다. 블룸버그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72건으로 전체 상장 종목의 4.3%에 불과했다. 반면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의 경우 상장사 다섯 곳 중 네 곳 이상인 426개사가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애플은 최근 지난해 순이익의 70%에 달하는 3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전반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기업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는 인색하기 때문"이라며 "설비 증설 등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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