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형제끼리 총부리 겨눴었는데…"

이산가족 2차상봉 이틀째<br>비공개로 개별 만남 가져

남북 이산가족들은 '2차 상봉' 이틀째인 4일 오전9∼11시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비공개 '개별상봉'을 갖고 가족 간의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60년 만의 첫 만남에 감정이 북받쳤던 전날과 달리 가족들은 둘러앉아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준비해온 생필품ㆍ의약품ㆍ술 등의 선물을 주고받았다. 가족들은 이어 정오부터 북한 측이 마련한 단체 오찬에 참석, 음식과 술을 권하며 이산의 아픔을 달랬다. 60년 만에 아픈 가족 사연도 공개됐다. 남측 김대종(77)씨는 한국전쟁 당시 형제가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참전할 수밖에 없었던 슬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김씨는 전쟁 전 함경남도 풍산군 장평리에서 어머니와 큰형 주종 씨, 큰 누나 계순씨, 작은 형 태종씨, 여동생 계화(69)씨와 함께 살았다. 전쟁이 터지자 김씨는 1950년 10월 큰 형과 함께 군에 입대했다. 반면 공산주의자였던 작은형 태종씨는 인민군에 입대했다. 작은형은 김씨가 국군에 입대하기 한 달 전쯤 집에 편지를 보내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한 달 동안 평양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전투에 나간다"고 소식을 전했고 그 뒤로는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3사단 소속으로 전투에 참전했는데 그때마다 내가 쏜 총탄에 형님이 맞지나 않을까 늘 걱정했다"며 "이데올로기란 것이 형제지간을 갈라놓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누나 계순씨, 작은 형 태종씨는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상봉에서는 여동생 계화씨를 만났다. 개별상봉에서 김씨는 동생 계화씨를 위해 겨울 옷, 의약품 등이 담긴 가방 하나를 선물했다. 남측 상봉신청자 94명과 동반가족 43명은 이날 오후 한 차례 더 '단체상봉'을 끝내고 5일 오전 '작별상봉(1시간)'을 끝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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