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지금 대덕에선…] 한의학硏 안상우 박사

세계 각지 우리고유 한의학 서적 발굴<br>2012년까지 200권 한글로 디지털화<br>전통의학 우수성 알리려 영어로도 번역<br>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록 추진

안상우 박사

한의학연 학술정보부에서는 전통의학서적의 한글화와 디지털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 고유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과학화에 뒤쳐지면서 세계적으로 '중국의학'에 파묻힐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학술정보부 안상우(47)박사는 세계 각지에 흩어진 우리 고유의 한의학 서적을 찾아내 한글화ㆍ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의사인 안 박사가 진료현장을 뒤로하고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우리 전통의학의 과학화를 모색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안 박사는 "전통의학이 보유한 자산이 무엇이지 모르면 과학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자산'은 곧 전통의학 지식과 이를 담고 있는 의학서적"이라고 강조한다. 서양의학의 의료술이 첨단과학으로 분류되듯 전통의학 서적 역시 당시에는 첨단과학 지식을 담아놓은 과학문서였고, 외국 사신이 찾아올 때 주는 하사품이었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었다는 게 안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전통의학하면 '동의보감'만을 연상하지만, 세종때의 '의방유취'가 있었기 때문에 선조대의 '동의보감'이 가능했고, 조선 후기 이제마의 '사상의학'으로 이어져 우리의 민족의학이 완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인 안 박사가 굳이 '민족의학'이라는 민족주의적 색채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현재 우리 전통의학의 독창성과 우수성이 왜곡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ㆍ중ㆍ일 등의 한의학자들은 한국 전통의학의 독창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과학화와 현대화가 뒤쳐지면서 서양문화권에서는 한의학(Korean Medicine)이 중국의학(Chinese Medicine)으로 오역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안 박사팀이 수행중인 연구는 해외에 소재한 한의학 서적을 찾아내는 '해외소재 한국의학 관련 지식자료 연구조사'와 전통의학 지식을 과학화하는 '전통의과학 지식자료 현대화' 등 2개 과제가 중심이다. 해외소재 한국의학서적 조사는 지난해 1단계 조사가 완료돼 '해외에서 찾아낸 우리 옛 의학책'이라는 단행본으로 발표됐으며, 특히 조선 명종때 임언국이 저술했다는 것만 알려진 외과의술서인 '치종지남'을 중국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한의학서적 현대화 연구는 지난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약 200권의 전통의학서적을 한글로 디지털화하고, 영어로도 번역해 우리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연구다. 이미 지난해까지 14권의 책을 한글화해 발행했다. 안 박사는 "오는 2013년은 '동의보감'이 간행된 지 400주년이 되기 때문에, 유네스코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며, 올해에는 중국ㆍ일본 등에 흩어진 '의방유취'를 복원ㆍ한글화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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