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 팝스의 이지영씨는 뛰어난 영어강사였다. 왜 그녀가 고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해외에서 대학을 나온 것처럼 속였을까. 아마 학력을 밝히면 방송출연은 물론 뛰어난 영어회화실력마저도 의심받지 않았을 까”, “신정아, 이지영.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수 있는가”(네이버 블로그)
온ㆍ오프라인상에서 ‘학벌(학력) 지상주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동국대 신정아 교수, 영어강사 이지영, 만화가 이현세씨 등 각계에서 인정받는 스타급 인사들마저 학력 콤플렉스라는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데 대한 충격때문이다. 실력보다는 학력만을 우선시하는 우리사회 현상에 대해 다시한번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실 이번 신정아, 이지영 사태는 국내 유수의 대학과 방송국, 어학원이 기본적으로 학력을 검증할 능력도 없었다는 점 역시 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6년차 직장인 권모씨는 “IMF이후 기업이나 사회 곳곳에서 해외대학 출신에 대한 선호도를 갖고 있는게 사실이 아닌가”라면서 “나도 모르게 어학연수 다녀온 것을 마치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했던 것처럼 꾸밀때가 많다”고 학벌 강박감을 토로했다. 실제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최근 임원 임용을 할 당시 대상자가 학력을 위조한 사례가 발견돼 파면되고 전 임직원에 대한 학력, 경력을 조사한 사례도 있었다. 삼성, LG그룹 등은 학력위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아예 해외대학 출신자를 전담하는 부서를 상설적으로 운영하면서 해외를 돌면서 인력채용에 나서고 있으나 대다수 기관들은 이 같은 검증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현실이 이렇다보니 대입시를 앞두고 있는 중고생들의 학벌에 대한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좋은 학력을 갖지 못하면 평생동안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수 밖에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백병원 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학벌이나 학위에 집착하는 것은 자율성의 부족도 주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자신의 기준보다는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하고 살고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한정숙 서울대 서양사과 교수는 “학벌 지상주의에 매여 아이들을 성취욕구의 대리수행자로 삼는 부모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학벌지상주의가 한국을 상징하는 ‘한국병’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할 정도로 학력지상주의를 보이고 있는 일본에서는 지나친 학벌위주 문화의 병폐로 10대 은둔형 외톨이(히키고모리)가 12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성을 드러냈다.히키고모리는 사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바깥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로 반사회적 성향으로 인해 극단적인 범죄성향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차차 증가하면서 1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동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학력 위주의 풍토, 삐뚤어진 경쟁 의식 등으로 남과의 공존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