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민적 관심이 쏟아진 오디션 프로그램'슈퍼스타K2'는 존 박(25·사진)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뮤지션으로 첫 발을 내딛게 한 디딤돌이었다. 준수한 외모와 가창력으로 뭇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연예기획사들의 영입 제의가 물밀듯이 쏟아졌다.
오디션 동기 허각과 장재인 등이 잇따라 대중의 관심 속에 데뷔했지만, 그의 발걸음은 조금 더뎠다. 2011년 4월 가수 김동률과 이적이 소속된 가요제작사에 둥지를 틀고 지난 해 2월에야 미니앨범'노크'(Knock)로 공식 가수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로부터 또 1년 4개월. 그는 11곡으로 꼼꼼히 채운 첫 정규 앨범'이너 차일드(Inner Child)'를 3일부터 발매한다. 발매를 앞둔 그를 최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천천히 조심스레 내딛고 있는 걸음이지만, 차곡차곡 뮤지션으로서 블록을 쌓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존 박은 인터뷰 중간"요즘 정말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되뇌었다.
"지난해 첫 미니앨범은 제대로 즐기질 못했죠. 김동률 선배가 많이 도와주고 전 그저 잘 따라가는 게 목표였어요. 이번 앨범은 일처럼 느끼지 않고 장난치듯 재미있게 만들었어요. 마치 학창시절 부담 없이 즐겼던 그 때 그 음악의 느낌으로…."
첫 정규 앨범은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 했다. 미니앨범이'김동률 표'였다면 첫 정규 앨범에는 어려서부터 해보고 싶었던 음악, 자신의 음악적 욕심을 마음껏 담아냈다. 자신이 처음으로 작사·작곡한 '그만'을 비롯해 그가 작곡하고 싱어송라이터 이승열이 노랫말을 쓴'투 레이트(Too late)' 등 총 11곡 중 5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꾸렸다.
이외에도 같은 소속사 뮤지션인 이적, 이상순은 물론 이단옆차기가 작곡하고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노랫말을 쓴 곡 등 다양한 색깔의 곡을 수록했다. 타이틀 곡은 정구현이 작사·작곡한 '베이비(Baby)'로 리드미컬한 베이스 사운드에 그의 감각적인 목소리를 더했다.
"자작곡 외에 정말 많은 노래를 모니터하고 직접 선곡했어요. 최대한 음악적 장르의 폭을 넓혀서'존 박의 보컬(vocal)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보여드리고 싶었죠."
한 때 세간의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에 잠시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다. 존 박은 이제야 비로소'뭘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가 아닌'정말 하고 싶은 게 뭔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 보였다. "특별할 것 없는 그냥'저'에요. 직업이랑 환경이 조금 색다를 뿐이죠. 이제는 제 주변을 둘러싼 환경, 지금의 제 모습에 편안해졌어요."
큰 고민 없는 행복하고 감사한 나날이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걱정은 있단다."한 곡 한 곡 열심히 작업했어요. 혹 타이틀 곡에 가려 다른 곡이 빛을 보지 못할까 걱정이 되요."
"단순히 많은 이들에게 곡을 알리는 것보다 내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갈증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그는 "조만간 소극장 규모의 공연을 마련해 팬들과 자주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