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및 중동인들의 불법이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유럽연합(EU)이 대표적 월경 지대인 리비아와 일종의 '대가성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 대표단은 최근 리비아를 이틀간 방문해 "리비아 정부가 국경 단속 등을 강화해 불법 이민을 차단해 줄 경우 향후 3년 간 EU 지원기금 6,000만 유로를 전달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BBC는 "리비아 국경은 아프리카 인들이 EU로 불법 월경할 때 이용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불법 입국을 막아주는 대가로 당초 EU에 요구한 금액은 연간 50억 유로"라고 전했다.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EU의 불법 이민자 수는 10만6,000명에 달할 정도로 EU 각국에서는 불법 입국 문제가 주요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에 그쳤던 이민 행렬도 최근 북유럽ㆍ남부 유럽 등 EU 전역으로 확산돼 "유럽이 검은 대륙, 무슬림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지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리비아 측이 EU 지원의 대가로 이민자 및 망명 신청자의 법적 보증 의무을 지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다. BBC는 "국경을 둘러싼 이 같은 대가성 조약은 기술 이전 및 교육, 각종 기금 지원 등을 포함하는 형태로 다른 몇몇 국가에서도 체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