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바람직한 고액납세자 우대 방침

국세청이 고액납세자를 우대하기로 해 주목된다. 연간 1억원 이상 세금을 낸 납세자들을 공항 출입국 때 전용 심사대를 이용해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법인세를 많이 낸 기업의 대표에게도 마찬가지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출입국관리 업무는 법무부 소관이어서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대상자들의 신분 등으로 볼 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법무부도 허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세금은 나라살림의 원천이다. 그 돈으로 안보를 튼튼히 하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며,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다. 많은 세금을 낸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와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기업은 더욱 그렇다.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는 곳이다. 고수익을 낸다는 것은 경영을 잘한다는 이야기이고 그래야 일자리도 많이 생긴다. 많은 세금을 내고 고용을 늘리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책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부강한 나라,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공이 큰 사람이 존경을 받고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국세청의 고액납세자 우대방침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액납세자에 대한 배려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관세청은 연평균 10억원 이상 관세를 내고 법규정을 잘 지키는 기업에 통관 및 수입관련 세무조사 편의를 주고 있다. 그런데도 국세청의 방침이 새삼 눈길을 끄는 것은 반부자 정서, 반기업 정서라는 말이 보여주듯 ‘고액납세자 우대’와는 거리가 있는 현실 때문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을 존경은커녕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않은 실정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해 많은 돈을 벌고 많은 세금을 내는 사람이 거기에 걸맞은 대우를 받기는커녕 더 이상 손가락질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따지고 보면 출입국 편의를 그렇게 큰 우대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비록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자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변화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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