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버타운 모델 '김제 노인복합시설'을 가다

"노래 배우고 춤도 추고 나이보다 젊어 보인대"<br>17평 보증금 2,000만원에 月평균 관리비 2~3만원대<br>요양원등 복지시설도 다양, 타운에서 만나 결혼도

실버타운 모델 '김제 노인복합시설'을 가다 "노래 배우고 춤도 추고 나이보다 젊어 보인대"17평 보증금 2,000만원에 月평균 관리비 2~3만원대요양원등 복지시설도 다양, 타운에서 만나 결혼도 • 노인들 '편히 쉴곳'이 없다 “하나 둘 셋 넷 돌고…, 파트너 바꾸시고요.” 지난 4일 김제 노인종합복합타운 야외공연장에서는 할머니ㆍ할아버지의 포크댄스 연습이 한창이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30명은 짝을 지어 스텝을 밟고 있었다. 강사의 시범을 곁눈질하면서도 파트너의 팔을 놓칠세라 꼭 붙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교 포크댄스 교실을 연상케 했다. 야외공연장 옆 실내운동장에서는 어르신 15명이 게이트볼 경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8번 누구냐? 공 어디 있어?” 연신 다음 차례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는 영락없는 40대였다. 김제시 하동에 있는 노인종합복합타운은 한국형 실버타운 모델로 손꼽힌다. 지난 96년 정부의 실버타운 시범사업으로 조성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유료 노인종합복지시설로 2만평이나 되는 규모나 각종 시설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목욕탕, 이ㆍ미용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춘 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치매ㆍ중풍 노인을 위한 전문요양원, 전용주택(임대아파트), 노인회관, 일거리마련센터, 게이크볼장, 야외공연장(700석) 등이 들어서 있다. 노인전용주택의 입주 보증금은 11평형 1,350만원, 17평형 2,000만원, 23평형 2,700만원이며 월평균 관리비는 1만5,000~3만3,000원 가량 된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해 60세 이상 일반인은 누구나 입주할 수 있지만 현재 대기자만도 958세대에 이른다. 노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만큼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무료인 이 요양원은 노인 3명당 생활보조원 1명이 배치돼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고 있다. 요양원 최고령자인 임달여(101) 할머니는 “칫솔을 잃어버렸는데 찾아주니 정말 고맙다”면서 “늙어 몸이 불편해도 (생활지도원이) 잘 챙겨줘 지내기가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복지관과 노인대학의 각종 강좌나 프로그램도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조복림(76) 할머니는 “노래교실ㆍ생활체조 등을 배우러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시간이 모자랄 정도”라고 말했다. 일거리센터 일감도 노인들의 소일거리이자 위안거리. 센터에서 연등을 만드느라 두 손을 분주히 움직이던 한 할머니는 “소일거리로 구슬꿰기나 인형만들기를 하다 보면 용돈이 생겨 좋고 이웃간의 우애도 돈독해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인전용주택에 입주한 150세대 중 부부가 함께 있는 세대는 40세대에 불과하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들 사이의 로맨스도 화제거리. 타운에서 만나 결혼하는 커플도 있고 젊은이 못지않게 자유연애를 즐기는 노인들도 있다고 한다. 관리사업소는 내년께 공개적으로 노인들에게 짝을 지어주는 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김성희 관리사업소장은 “요즘 어르신들은 자식과 함께 생활하면서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고 편하게 활동하기를 원한다”며 “편하게 지내다 보니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노인이 많은 것 같다”고 노인들의 건강비결을 전했다. 한편 김제 노인종합복합타운은 오는 8월 2차 노인전용주택 완공과 함께 290가구의 새 식구를 맞는다. 또 앞으로 은퇴농장과 실버 거리 및 상가, 한방병원, 테마공원 등도 추가로 조성해 대단위 복지타운으로 재도약할 전망이다. 김제=김성수기자 ss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5-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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