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확정] 수락연설로 본 향후 행보
"경쟁후보 공약 수용 덧셈정치 하겠다""이순간부터 하나되자" 포용의 큰 정치 강조'경제살리기·화합' 대선 주요테마 활용할듯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피를 말리는 박빙의 승부결과만큼이나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만큼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의 당내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이 후보가 수락연설에서 3차례에 걸쳐 박근혜 후보와 힘을 합쳐 정권교체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우선 "위대한 선택에 고개를 숙이며 (후보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다른 후보들과 당원들이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겠다. 특히 박 후보가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불과 2,400여표, 2%포인트도 안되는 근소한 차이로 이긴 데 따른 부담감뿐만 아니라 12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박 후보를 포함한 경선 패배자들의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또 다른 경선후보들의 공약도 대폭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자신의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7ㆍ4ㆍ7 대한민국'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후보들의 대선공약도 적극 반영해 연대의 정신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원희룡 후보의 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자는 공약, 홍준표 후보의 서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공약, 존경하는 박근혜 후보의 5년 내 선진국을 만들자는 공약을 이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독하다고 표현할 만큼 박 후보와의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만큼 더 강한 화합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경선과정의 파열음에 대해 오히려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후보는 또 "나를 지지했든 안했든 지금 이순간부터는 하나가 돼야 한다"며 "나도 여러분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면서 국민적 열망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여러분과 함께 승리를 맞겠다"고 역설했다.
경제 살리기와 화합을 앞으로의 대선과정에서 주된 정책테마로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특히 화합을 위해 "빼고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보태고 보태는 덧셈의 정치를 만들어가겠다"며 통합의 리더십도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이어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범여권의 검증공세 예측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검증을 받았다"며 "앞으로 검증에 대한 문제는 더 나올 게 없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08/20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