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포스코의 충칭 파이넥스(포스코 자체 개발 제철공법)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르면 내년 첫 삽을 뜰 것으로 예상된다. 제철소 건설이 완료되면 포스코는 철강 기술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기술사용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27일 포스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포스코와 중국 충칭강철집단(중강)의 파이넥스 제철소 합작사업을 승인했다. 이 제철소는 연간 생산량 300만톤 규모로 포스코와 중강이 지분 절반씩 투자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 정부의 기술 수출 승인과 포스코 이사회의 승인, 포스코-중강 합작법인에 대한 중국 상무부 허가 등 절차를 거치고 포스코와 중강 간 세부 사업 조건에 대한 검토와 협의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년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와 중강은 2011년 7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 사업을 추진했다. 양사는 2013년 9월 한 단계 발전한 합작 협약(MOA)을 체결하고 지난해 말까지 중국 정부 비준을 기대했지만 5개월가량 미뤄진 끝에 승인을 얻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제철소 건설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며 "국제 철강시장의 시황변화 등을 보고 사업 여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포스코의 첫 기술 수출이라는 데 의미가 깊다. 포스코가 철강재 생산·판매라는 사업 영역에서 나아가 기술 사용료를 받고 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포스코가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는 기존 공법에서 철광석과 코크스 등 원료를 섞는 예비 과정을 없애 투자비용과 대기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 방식이다.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친환경 공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충칭 파이넥스 수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잇단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했다. 실제 포스코는 경북 포항제철소의 연산 6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1공장을 인도 철강업체 메스코스틸에 옮겨 파는 MOA을 3월 맺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이란 등도 파이넥스 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철강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포스코에 파이넥스 수출은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수익원이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