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금융개혁안에 월가 반격 나서나

27일 개막 다보스포럼서<br>반대 로비·집중성토 전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은행개혁안에 대해 월가가 조직적인 반발에 나설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WEFㆍ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월가가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을 비롯한 세계 굴지의 금융계 인사들은 이번 포럼에서 오바마 정부 은행개혁안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이를 집중 성토하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현대판 글래스스티걸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혁안에 제시된 대규모 레버리지를 이용한 자기자본투자(Proprietary Trading)가 신용위기를 초래한 직접적 원인이 아닌 만큼 공격적인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이들은 사실상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해 대형 은행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른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는 지난주 말 앨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이 오바마 개혁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다보스에서 오바마의 개혁안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한스 조르그 루드로프 사장은 24일 스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개혁안은 포퓰리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금융위기 이후 민주당의 국정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대중영합주의 정치전략"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지도자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해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원칙에 따라 맞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각국 지도자들이 벌써부터 미국식 금융규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인 마리오 드라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크게 반기며 WSJ과의 인터뷰에서 "규제개혁 노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역시 한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단히 긍정적인 발걸음"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안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한편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30여명의 각국 정상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정부 관계자,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등 세계 각국의 1,000여개 기업 대표 2,5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의 모토는 '다시 생각하고, 다시 디자인하고, 다시 건설하자(Rethink, Redesign, Rebuild)'이며 회의기간 동안 총 200차례의 크고 작은 회의들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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