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이승한(61ㆍ사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공개석상에서 후계자를 키우겠다고 언급한 뒤 부사장단 면접을 실시하고 퇴임 임원들의 커뮤니티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거취변화를 암시하는 듯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 사장은 최근 자서전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너급 대표인 이 사장이 CEO에 오른 지 10년이 된 만큼 일부 외국 기업들처럼 사전에 후임자를 낙점해 차기 CEO로 키울 방안을 강구하고 있거나, 아니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등의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경북 칠곡생인 이 사장은 71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를 거쳐 99년부터 합작법인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CEO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사장의 임기는 2010년까지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올들어 임직원들이 모인 공개 석상에서 “후계자를 키우겠다”는 의사를 몇 차례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퇴임 이후엔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싶다”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이 이처럼 본인의 향후 거취를 직접 언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사장은 특히 최근 외부에 홈플러스 전직 임원들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부사장ㆍ상무 등 4~5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말쯤 자서전을 출간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올들어 외부 강의도 부쩍 많아져 회사안팎에서 이 사장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것은 이 사장의 힘이 컸다”며 “10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이 사장이 자신의 거취는 물론 후진양성 등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