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출렁 주가 1,000 발목잡나"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면서 종합주가지수 1,000선에서 어렵게 버티고 있는 주식시장에 암운을 드리웠다.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점에서 유가 상승과 함께 증시엔 큰 부담이다. 증시는 10일, 환율이 989원에서 1,008원 사이에서 널뛰기를 하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오전 한 때 환율이 990선 아래로 내려서자 흔들렸던 증시는 정부의 강도 높은개입으로 환율 하락폭을 만회하자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달러 공급 우위로 세자리 수 환율이 기정사실화한 데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경기 회복 지연과 기업실적 악화가 우려되며 이는 증시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주가 영향 미미 전문가들은 대부분 시장이 이미 경험을 통해 '원/달러 환율 900원대 시대' 복귀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급하게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증시를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이미 2주전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000원선의 장중 붕괴를 경험했고 전날에도이미 환율이 1,001원대까지 밀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900원대 환율이 시장의 추세를바꿀 정도로 충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주가 움직임도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했다. 전날 6%대나 폭등한 한국전력이 오후 1시30분 현재 오히려 0.71% 내리고 있고, 해운 대표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철강대표주인 포스코 등 대표적 수혜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수익성 악화를 직접 겪게 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반등하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는 각각 3%, 6%대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으며현대차 역시 소폭 하락에 그쳐 환율 급락 충격을 흡수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대표적 환율 하락 수혜주인 음식료주도 CJ가 상승세인 반면 농심은 약보합에 머무는 등 환율 급등락의 영향이 이전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하순 대형 기술주와 자동차주 등이 환율 급락으로 맥없이 무너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 IT.조선주 악재속 긍정전망 전문가들은 대형 IT주나 조선주는 환율 하락의 직접적 피해주이지만 양호한 실적 전망과 외국인들의 긍정적 시각으로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는 해석을내놓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여타 증권사보다 높은 2조6천억원선으로 제시했다"며 "휴대전화와 낸드 플래시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조정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조선주는 외국계 증권사의 호평에힘입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와 CSFB는 지난 9일 한국 조선업체들의 카타르 가스 프로젝트 싹쓸이와 연이은 컨테이너선 수주를 이유로 활황사이클이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전망을 내놔 조선주 매수세를 유도했다. 가격 경쟁력 때문에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주도 이미 그동안의 환율 하락 충격을흡수하며 내성을 길러놨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10월 6만원대를 고점으로 하락하다 최근 반등했지만 환율부담으로 5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원화강세 등을이유로 현대차에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 환율.유가 협공..증시 체력 약화 하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급해질 경우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증시가충격을 받지않을 수밖에 없다. 내수지표들이 조금씩 개선 기미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를 1,000선까지 끌어올렸지만 환율 급등으로 수출이 악영향을 받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다면 더 이상유동성과 기대심리만으로 시장을 지탱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급등하고 있는 유가도 큰 부담이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55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45달러까지 치솟아 회복세인 경제에 무거운 걸림돌이되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환율 1,000원 붕괴를 오래전부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한 모습"이라면서도"당분간 환율, 유가 등 여러 악재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여 오늘 시장이 강하게 버티는 모습만으로 추가상승을 낙관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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