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2일] 라디오 첫 정규방송


[오늘의 경제소사/11월2일] 라디오 첫 정규방송 권홍우 편집위원 1920년 11월2일 오후6시, 미국 피츠버그시. 창고를 개조한 사무실에서 네 남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상업적 라디오가 정규방송을 시작한 순간이다. 최초의 정규방송은 세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통령선거 개표 속보를 실시간으로 중계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집계되는 동안 방송국은 축음기를 틀거나 악사들의 직접 연주를 내보냈다. 청취자가 극소수였지만 라디오는 하딩의 당선을 가장 빨리 알려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캐나다의 한 방송국이 6개월 전에 정규방송을 시작했다는 논란 속에서도 ‘최초의 라디오 정규방송’으로 공인 받은 개표방송의 주인공은 KDKA. 웨스팅하우스전기회사가 라디오 판매촉진책의 일환으로 세운 방송국이다. 첫 방송의 성공에 자극받아 1922년까지 499개 방송국이 생겼다. 방송 영역도 클래식 음악에서 예배 방송, 권투 중계까지 넓어져 다양한 문화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퍼뜨렸다. 아마추어 무선사들이나 자작하던 라디오의 판매시장도 형성돼 1922년 매출 6,000만달러(요즘 가치 27억달러)를 기록한 뒤 1929년에는 8억4,255만달러 규모로 커졌다. 방송광고 시장도 태어났다. 1922년 한 부동산 업자가 50달러를 내고 10분 동안 광고할 시간을 따낸 뒤 기업들이 뛰어들며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라디오는 미국 문화를 하나로 묶었다. 라디오의 재즈 선율, 권투와 프로야구 중계, 선거 속보와 광고방송은 거대한 미국 땅에 동일한 유행과 문화를 심었다. 미국뿐 아니다. 라디오로부터 시작된 전파는 TV와 인터넷으로 진화하며 국경을 허물고 있다. 모든 게 라디오 첫 정규 전파송출로부터 87년 만의 변화다. 변혁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87년 뒤의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입력시간 : 2007/11/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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