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장수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동북아 물류허브 입지 다질것"<br>기술력·인재 활용하면 홍콩·싱가포르 추월 가능<br>부산신항 연계 물류기업등 유치 국제 신도시 건설<br>'두바이' 처럼 파격적 규제 완화·재정 지원 필요


“경제자유구역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동북아 물류 허브 구축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면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내년 3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청 3주년을 앞둔 장수만(사진) 구역청장은 24일 “물류 허브 구축은 선점 효과가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인근의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늦었지만 3개 경제자유구역의 지리적인 여건을 최대한 살리고 국내의 뛰어난 기술력과 우수한 인재들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청장은 “처음 경제자유구역청 업무를 맡을 때 백지에 지도만 그려놓은 상태였는데 2년7개월이 지난 지금 신항(Busan New Port) 3개 선석 개장과 함께 30만여평의 배후물류부지ㆍ부산과학산업단지 조성 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외국인 투자도 43억여달러에 이르는 등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며 “3~4년 뒤 명지 지역에 국제 신도시가 건설되고 외국인 거주 지역과 외국인 학교ㆍ병원 등 인프라가 어느 정도 정비되면 새로운 국제 비즈니스 도시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지정학적으로 태평양과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항을 끼고 있는데다 부산을 비롯, 경남도와 인근 울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ㆍ자동차ㆍ기계부품 등 제조업체들이 들어서 있어 외국인 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자유치와 관련해 그는 “현재 신항 항만배후 물류부지와 외국인 전용단지에는 외국인 기업들이 줄을 설 정도”라며 “고부가가치 창출과 신기술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입주업체를 선정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전지구 등 지구별로 외국인 전용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며 “신항과 연계된 다국적 물류기업과 관광ㆍ레저, 교육ㆍ의료기관 유치를 비롯, 국제 신도시 마케팅 등 다방면에 걸쳐 외자유치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이 오는 2020년까지 완성되는 장기 프로젝트지만 초기 실행 단계에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에서 구체적인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24일 기공식을 가진 구역 내 화전지구의 경우 당장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도로실시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각종 규제완화를 위해 경제자유구역법이나 시행령 개정 등 구역청 개발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앙기관의 42개 법령을 의제 처리한다고 형식적으로 돼 있는 것을 실제로 구역청이 주도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두바이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초 두바이를 방문해 벤치마킹한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두바이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요지는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과 비슷한 성격의 두바이자유무역지역에 대한 파격적인 외국인 투자혜택과 규제완화, 원스톱 행정 지원을 벤치마킹해 경제자유구역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는 “두바이에서는 자유무역지역을 관장하는 기관이 건축ㆍ환경ㆍ공장설립 등의 권한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로부터 이양받아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재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개발계획 인허가와 개발 승인권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위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들어와 모국처럼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는 주거시설ㆍ학교와 병원 등 기초적인 시설 건립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또 경제자유구역의 성공 요건으로 관련 인프라에 대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까운 미래에 국민 모두가 먹고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데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경우 “직원들이 2년 정도 구역청 업무를 익히고 나면 대부분 양 시ㆍ도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라며 “업무의 연속성이나 전문성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청장은 최근의 북한의 핵실험 여파와 관련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해양물류ㆍ제조업 위주로 이뤄져 있어 그런지 몰라도 별다른 영향 없이 투자문의가 꾸준히 잇따르고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국내 대기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 감면 등의 유인책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청장은 “최근 들어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경제자유구역의 제도적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 키워라"
장수만 청장은 부산시 경상남도의 공무원들이 인사이동으로 교체돼 구역청에 새로 들어오면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특별한 지역, 특별한 기구, 특별한 기관’이라는 사실이다. 외국 기업이 자유스럽게 활동할 수 있는 개방특구로 이들을 도와주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가짐과 외모 등도 다른 공무원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역청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와는 다른 생각이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외모부터 국제적인 비즈니스에 부합하도록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에 단정한 스타일을 주문한다. 장 청장 자신부터 국제 신사 풍모가 물씬 풍기는 깔끔하고 세련된 정장 차림을 한다. 그런 연유인지 구역청 직원들의 책상 등을 둘러보면 다른 공공기관과는 다르게 잘 정돈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장 청장은 그 다음으로 국제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키워나갈 것을 주문한다. 참된 서비스 정신을 실행에 옮기도록 하고 영어 등 외국어 학습과 병행해 직원들을 선별, 외국에서 구역청 과제를 스스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를 강조한다. 개발 분야든 외자유치 분야든 국내 최고가 되도록 당부하고 있다. 장 청장은 또 경제자유구역을 홍보할 투자설명회가 있는 곳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디든지 달려간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각국의 경제 관련 인사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열어 직접 경제자유구역을 홍보했다. 투자유치 가능성이 있는 곳이면 직원 한 두 명을 데리고 해외에도 나가 유창한 영어로 맨투맨 상담을 벌이고 있다. ◇ 약력 ▦ 50년 부산 출생 ▦ 74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 74년 행정고시 15회 합격 ▦ 82년 미 브라운대 경제학 석ㆍ박사과정 수료 ▦ 94년 경제기획원 증권업무과장 ▦ 97년 재정경제원 종합경제과장 ▦ 99년 재정경제부 공보관 ▦ 2000년 주 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관 ▦ 2004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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