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연천 GP 총기사고 1주기 추도식서 유족들 오열

"차라리 아들을 낳지 말걸…"


"이럴 거 같았으면 차라리 아들을 낳지 말걸…." 자고 있던 전우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전초기지(GP) 총기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당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19일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신병교육대대. 유가족과 군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천 GP 총기사고 1주기 추도행사가 열렸다. 전날 대전시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이날 오전 추도식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 아들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고 이태련 병장 등 사고 장병의 어머니들은 추도식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집에 가서 우리랑 살자" "내가 왜 아들을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계속 흘렸다. 김은상 28사단장은 "사진 속에 말없이 미소 짓고 있는 그대들은 최전방 경계근무 임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한 훌륭한 군인이었다"라고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후 이뤄진 유가족 분향식에서 꽃다운 나이의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슬픔은 절정에 달했다. 고 차유철 병장 어머니는 슬픔에 못 이겨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주저앉았다. 또 다른 유가족은 부대 관계자에게 "내 아들 살려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추도식이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영정사진을 부여잡고 행사장을 떠날 줄 몰랐다. 고 조정웅 병장 아버지 조두하씨는 "유족들은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죽은 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며 "군이 유족의 슬픔을 생각한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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