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7위국인 브라질 경제가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에 돌입했다. 지난 6월에 열린 월드컵 경기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브라질 경제가 '월드컵의 저주'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은 29일(현지시간) 2·4분기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4분기의 -0.2%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신장에 머물면서 브라질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기술적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2·4분기 GDP를 끌어내린 것은 부진한 투자(-5.3%)와 산업생산(-1.5%)이다.
30일 브라질 유력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20개 컨설팅 회사가 예상하는 올해 브라질 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0.35%로 전문가들이 사실상 '제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각각 1.8%와 1.6%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성장률은 1.3%다. 이 신문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 가운데 기술적 침체에 빠진 곳은 브라질이 유일하다며 브라질 경제가 현재와 같은 저성장을 계속하면 오는 2018년께 세계 7위 경제국 지위를 인도에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최대 은행인 우니방쿠는 "월드컵이 열린 6월 중 사업체 휴무일이 대폭 늘어나 발생한 일시적인 침체"라면서 "다만 7월 이후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해 올해 전체 성장률도 당초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경제가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AP통신은 브라질의 침체가 단지 소비와 생산 감소 때문이 아니라며 복잡한 세제와 노동법, 관료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2011년 호세프 대통령 취임 이후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2011년 2.7%, 2012년 1.0%, 2013년 2.3%로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앞서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의 평균 성장률이 4%에 근접했던 데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