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미술관이나 기념관의 개념이 아닙니다. 현대적의미로 보면 대중성의 측면에서 슈퍼마켓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백남준 아트센터를 설계한 캐나다 출신의 건축가 마리나 스탄코빅씨(Marina Stancovicㆍ48ㆍ사진)가 지난 30일 완공식을 맞아 이같이 설명했다.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자리를 잡은 1,500평 규모의 백남준 미술센터는 지난 2006년 8월말 공사를 시작해 이번에 완공됐다. 정식 개관은 오는 10월. 스탄코빅씨는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했기에 건물 전면과 뒤쪽 외벽을 유리로 만들어 건물의 안과 밖이 연결되도록 했다”며 자연스러운 드나듦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중 예술’을 추구해 온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감안했고 현실을 투영하는 작품세계까지 아우르는 것”이라며 “밤에 보면 작품과 건물 자체가 빛을 발하는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슈퍼마켓’이란 표현에 대해 설명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연못과 산 등 주변 자연을 고려해 건물을 앉히다 보니 위에서 내려다 본 모양은 백남준의 이니셜인 P자 형태를 띄고 있다. 한편 전시장은 미디어 작품의 특성에 맞게 기계 및 전기설비를 감안해 특별 고안됐다. 멀리서 보면 단색으로 보이는 건물 외관은 백남준의 초기작 같은 단순성을 반영했다. 설계자는 “건축이라기 보다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문화 공간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이영철 백남준 아트센터 초대관장은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활동적인 진보성을 이어 받아 문화 매개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며 “아티스트가 비행기라면 큐레이터는 활주로인 만큼 세계적인 전문 큐레이터 양성을 위한 연구비 지원과 장학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남준 미술센터는 재정 및 예산 확보, 법적 규제와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