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T-SKT '콘텐츠 전면전' 돌입

'블루오션' 발굴 박차

KT[030200]가 국내 최대 영화제작사인 싸이더스FNH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통신업계가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통한 '블루오션' 찾기에나섰다. 특히 통신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는 SK텔레콤[017670]도 엔터테인먼트, 방송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일대 격전이 예고된다. 통신업체들의 이러한 콘텐츠 사업 진출로 본격적인 통신ㆍ방송 융합 서비스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거대 기업들이 문화 산업을 자본에 종속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KT 콘텐츠 인수 '큰 손' 급부상 남중수 KT 사장은 6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280억원을 출자해 국내 1위영화제작사인 싸이더스[052640]FNH의 지분 51%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T는 싸이더스 인수와 관련해 '검토 단계'라고 밝혀오다 이날 지분 매입을 공식화했다. 남 사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콘텐츠, 단말, 네트워크를 고객의 관점에서 재결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통신망을 보유한 KT가 KTF의 이동통신망과 KTH의 '파란(www.paran.com) 사이트 등을 본격 동원해 고객의 '눈 앞까지' 콘텐츠를 전달하는 멀티미디어 사업자로의 변모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5월 KTF, KTH 등 계열사와 함께 그룹 차원에서 '콘텐츠 전략협의회'를구성하고 콘텐츠 사업을 강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손을 뻗친 분야는 영화 콘텐츠. KTF는 6월 국내 2위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가 만든 3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에도 80억원을 투자했으며 KT도 7월부터 세계적 영화연예 그룹인 월트 디즈니사와 콘텐츠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쇼박스를 통한 배급망 확보에 이어 싸이더스 인수로 최대 규모의 영화 콘텐츠확보를 일단락 지으면서 KT의 향후 행보는 게임, 음악, e-러닝 분야로 점차 확대될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KT가 서비스 계획을 잡고 있는 콘텐츠는 크게 영화, 게임, 음악,e-러닝 등의 4가지 분야"라며 "기존에 실시해온 메가패스, 홈엔, 핌(Fimm), 스카이라이프 등의 통신ㆍ방송 융합 서비스를 강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T 공격적 M&A로 '맞불' KT와 함께 통신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는 SKT는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발 먼저 콘텐츠 '사냥'에 나섰다. 지난 2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IHQ[003560]에 144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올랐으며 5월에는 국내 1위 음반 업체인 YBM서울[016170]음반을 전격 인수하면서 유ㆍ무선 통신업체를 통틀어 M&A 형태의 콘텐츠 확보에 첫 '스타트'를 끊었다. SKT는 이어 297억원 규모의 음악펀드와 2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 투자를 결정하면서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한 공격적 행보를 이어 왔다. 최근에는 YTN 자회사인 케이블 채널 'YTN스타'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T 관계자는 "YTN 스타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인수 여부를 놓고 검토중인 여러업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 순위 10위권에 랭크된 KT와 SKT가 잇따라 그룹 차원의콘텐츠 확보전에 나서면서 일대 격전이 예고된다. KT는 기존 콘텐츠 확보를 인수합병이나 지분 투자보다 공급 계약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오다 남 사장이 간담회를 통해 싸이더스 인수를 포함한 콘텐츠사업 본격화를 전격 선언하면서 SKT와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팡(KTF)ㆍGXG(SKT) 등 게임포털과 도시락(KTF)ㆍ멜론(SKT) 등 음악포털을 놓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KT그룹과 SKT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으며각각의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와 TU미디어를 통해서도 방송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어 전 분야에 걸쳐 콘텐츠 확보전이 일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ㆍ방송 융합 서비스 본격화 전망 통신 업체들이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블루오션'으로 콘텐츠 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초기 통신ㆍ방송 융합 서비스는 '통신망 기반 콘텐츠 전송'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홈엔 서비스,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 등을 통해 통방 융합 서비스를 착실히 추진해 왔으며 SKT도 자회사 TU미디어를 통해 위성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의 독자 채널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는 게임포털인 '지팡'(KTF), 'GXG'(SKT), 음악 포털인 도시락(KTF), 멜론(SKT), 뮤직온(LGT) 등으로 확산 일로를 걷고 있어 향후 유무선 통합 시대에 맞춰 콘텐츠 경쟁력이 곧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통신업계 맏형격인 KT의 남 사장이 민영화 2기에 맞춰 "KT가 추구할 사업은 단순한 네트워크 제공이 아니라 고객에게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의 감성을충족시키는 일"이라고 선언함에 따라 통신업체들의 멀티미디어 사업 진출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다 향후 휴대 인터넷, DMB 등 차세대 통신ㆍ방송 기술이 도입되면서 소비자들은 단말기 하나로 '눈 앞까지' 콘텐츠를 공급받는 본격적인 통ㆍ방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 산업 자본 종속 우려 KT와 SKT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영화, 음악 콘텐츠 사냥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문화 산업의 '자본 종속' 현상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KT와 SKT는 인수한 영화ㆍ음악업체의 기존 경영 전략과 사업 방향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문화 산업의 특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단순한 콘텐츠공급 업체로 국한되면서 국내 문화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KT와 SKT가 일제히 영화ㆍ음악 시장에서 각각 1위 업체인 싸이더스와 YBM서울음반을 공략한 데 이어 연예기획사, 영화 배급사, 케이블 방송사 등유통ㆍ배급 망에도 손을 뻗치고 있어 국내 문화 산업이 통신 대기업의 '입김'에 종속되는 현상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영화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문화 산업도 수익 창출 차원에서 일정 정도의 투자자본 조달과 경영 안정 확보 등은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을앞세운 대기업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문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자본 종속 우려가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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