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규 재판 판사 고문당했다"

"김재규 재판 판사 고문당했다" 서윤홍변호사 "소수의견 5명 죄인 취급받아" 대구지역 원로 법조인인 서윤홍(73)변호사는 최근 박대통령 시해사건의 주범인 김재규재판과 관련해 "소수의견을 낸 당시 대법원판사는 고문 당했다"고 증언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변호사는 대구지역 변호사회가 발행하는 잡지 '형평과 정의'신년호에서 "김재규 내란목적살인사건 상고심 판결에서 소수의견을 낸 5명의 대법원판사는 당시 죄인 취급을 받았으며 그 이후에도 많은 고생을 했다"며 "심지어 모 대법원판사는 고문까지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잡지 편집진과 대담에서 이렇게 밝힌 그는 "신군부가 대통령시해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고 계획대로 정치일정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힘을 행사해 대법원에서 상고를 빨리 기각하도록 했다"고 회고했다. 서 변호사는 특히 소수의견을 낸 배경을 이 사건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에서 제대로 판단하는 것이 사법부 장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내란목적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살인행위로 보였고 특히 김재규 부하들의 행위는 내란목적을 적용하기에 더욱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 79년 대법원판사로 임용됐으나 김재규재판으로 결국 1년4개월만에 중도하차 한 것은 당시 국보위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국보위로부터 사퇴서를 요구 받고 거부했지만 결국 사표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사표를 낸 뒤 변호사 개업도 못하게 해 간판조차 걸지 못할 정도로 핍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변호사는 52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법관의 길을 걸으면서 60년 사법파동 때 항의 선언문 초안을 작성하는 등 사법부 권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다. 사법파동은 이승만정권에 의해 치러진 3.15부정 선거를 제대로 감시한 당시 대구선거관리위원장인 대구고등법원장이 법관연임에서 탈락하자 대구고법 법관들이 중심이 돼 항의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법관들이 집단으로 반발한 사건이다. 그는 80년 변호사를 개업한 뒤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후배 법조인들에게 '선비로서 명예을 중시해 줄 것' 주문하는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김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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