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도 이상이면 촉매의 성질이 틀려지고 온도가 낮으면 형태가 갖춰지지 않아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태안발전소에서 배연탈질촉매(SCR촉매)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이상호(사진) SK기술원 수석연구원의 얼굴에는 5년간의 시행착오가 자신감으로 변해 있었다. 이 연구원은 “개발기간동안의 수많은 시행착오로 어떤 고객이 원하는 제품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쌓게 됐다”며 “그 동안 폭리를 취해오던 해외업체들이 SK의 촉매개발이후 서둘러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과 팀원들이 배연탈질촉매 개발에 들어간 시점은 96년. 그 당시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이 연구원은 한발 앞서 환경관련 촉매개발에 나섰다. 그는 “연구소 출범초기부터 청정에너지 및 공해절감 제품의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축적된 촉매ㆍ공정기술을 바탕으로 대기환경보존을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해 오던 중 질소산화물 제거용 촉매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되는 제품이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원료부터 제품까지 모두 다 독자적인 방법을 통해 사용했기 때문에 초기엔 실패도 많았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배연탈질촉매 성공은 SK㈜ 경영진의 독자기술 개발 의지는 이 연구원의 기술개발에 버팀목이 되었다. 이 연구원은 “촉매분말을 사용해 하니컴(벌집) 모양의 촉매를 개발해 테스트 단계는 거쳤지만 상업공정에서 제품생산 확인과정이 필요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촉매를 사용할 대상이 마땅치 않았다”며 “이 때 SK㈜ 경영진은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했고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독일 EnBW 발전소에 제품을 수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의 배연탈질촉매 개발은 무엇보다 수입대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비용을 절감시켰다. 그는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배연탈질촉매를 독자 개발함에 따라 수입품의 국산화를 이뤘고 수입촉매보다 저가원료 경쟁력을 통해 질소산화물 제거비용 절감 및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외화획득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엔 배연탈질촉매로 다이옥신을 잡겠다는 새로운 야망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