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도 추격 추천(?)’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처럼 애널리스트들도 주가가 오른 것을 확인한 후에야 매수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약세 장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지수 반등을 확신하지 못하자, 이 같은 ‘몸 사리기’는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LG마이크론이 지난 7월 초순 2ㆍ4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했을 때 국내 증권사 가운데 매수 리포트를 낸 곳은 메리츠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뿐이었다.
그러나 예상치와 똑 같은 반기 보고서를 낸 이달 13일에는 증권사들의 매수 리포트가 쏟아져 나와 대조를 이뤘다. 실적 발표 전 일주일새 주가가 무려 20%가량 뛰는 등 본격적인 반등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수 리포트를 내는 데 따른 위험 부담이 적었던 것이다.
지난 11일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힌 하나로 통신도 비슷한 사례다.
동원ㆍ동부 등 2개 증권사만 실적 발표 2주 전쯤 매수 리포트를 냈을 뿐 대부분의 증권사가 실적 발표 때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이 달 4일부터 뉴욕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의 강세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자, 며칠 후 하나 둘 리포트를 내기 시작하더니 실적이 발표된 11일 이후 폭포수처럼 매수를 권했다.
반대로 레인콤은 약세 장에서 주가가 반 토막나면서, 끝없이 이어지던 증권사 리포트가 쑥 들어가 버렸다.
시장 관계자는 “주가가 움직이기에 앞서서 전망하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할 일인데 주가가 다 움직인 다음에 리포트를 내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애널리스트들의 보신주의를 꼬집었다.